"5G 황금주파수는 나야 나"…美 이통사 간 신경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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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 "커버리지가 신뢰성 의미 아냐"
버라이즌 이어 T모바일 광고 중단 권고
주파수 특성 둘러싸고 시장 경쟁 치열

T모바일 커버리지맵
<T모바일 커버리지맵>

미국 T모바일이 600㎒ 대역을 활용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해 '신뢰성'이 높다는 광고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버라이즌이 28㎓ 대역 5G를 전국에서 제공한다는 광고를 못하게 된 이후 T모바일을 공격한 결과다. 5G 주파수 특성을 둘러싼 미국 이통사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광고 심의기구(NAD:National Advertising Division)는 경쟁사보다 높은 5G 신뢰성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T모바일의 TV·온라인광고에 중단을 권고했다.

T모바일은 커버리지가 넓은 600㎒ 대역 5G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쟁사를 자극하는 광고전략을 펼쳤다. 5G 커버리지 지도를 활용해 버라이즌의 28㎓ 대역을 활용한 5G 커버리지가 국토의 1%에 그칠 뿐이며, AT&T의 5G 커버리지와 합쳐도 T모바일을 따라잡지 못한다고 광고했다. T모바일은 5G가 경쟁사의 4G·5G보다 신뢰성(reliability)이 월등히 높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NAD는 “600㎒ 대역을 활용한 T모바일 5G 커버리지가 경쟁사에 비해 넓고, 속도가 높다는 사실까지 일부 인정하지만, 우수한 커버리지가 곧 신뢰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결론 내며 광고 금지를 권고했다. T모바일은 항소했다.

T모바일의 광고 금지는 버라이즌 신고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NAD는 버라이즌에 5G를 전국에서 널리 서비스한다는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통신품질 측정결과 버라이즌 커버리지가 전국 1%에 미치지 못한다는 경쟁사 문제 제기에 따른 조치였다. 이 같은 공격에 자극을 받은 버라이즌이 T모바일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며 '신뢰성'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통사가 서로 다른 5G 주파수를 사용하며 '황금주파수'를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T모바일은 600㎒·2.5㎓(옛 스프린트 소유)·28㎓ 대역을 활용한다. 버라이즌은 28㎓를 주력망으로 사용했지만, 최근 주파수 경매에서 3.5㎓ 대역을 낙찰받으며, 커버리지 추격을 가속화할 태세다. AT&T는 850㎒ 대역과 39㎓ 대역을 5G로 활용한다.

우리나라 이통 3사는 유사한 대역의 5G와 롱텀에벌루션(LTE)을 사용해 주파수를 둘러싼 신경전은 적은 편이다. 미국의 5G 주파수 신경전은 800㎒ 대역과 1.8㎓ 대역 품질 격차를 놓고 논쟁을 벌인 우리나라의 2000년대 초반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다. 주파수는 대역이 낮을수록 커버리지 활용에 유리하지만, 고속 데이터 전송 안정성에 있어서는 높은 대역이 유리하다.

미국 이통사 간 주파수 갈등은 광고를 넘어 연방통신위원회(FCC)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버라이즌은 지난달 FCC에 T모바일이 600㎒ 대역 주파수를 방송사인 채널51로부터 임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600㎒ 대역 추가 확보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주파수 특성이 유발하는 서비스 품질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미국 시장 경쟁을 바라보는 것은 흥미롭다”며 “5G 시장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미국 통신사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