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K-배터리, 하이니켈 배터리로 글로벌 선두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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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빅3'가 하이니켈 배터리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올해 최대 경쟁자인 중국 CATL 등이 주춤한 사이 소재 경쟁력을 키워 세계 배터리 시장 선두권에 진입했다. 중국이 자국 기업에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펴고 있지만, 소재 기술 개발과 후방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 등으로 선두 굳히기에 나선다는 각오다.

LG화학 연구원들이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LG화학 연구원들이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K-배터리 3사, 기술 격차 확보 총력전

LG화학이 폭스바겐 전기차에 탑재를 시작한 배터리는 파우치형 배터리다. LG화학은 올 초 니켈·코발트·망간을 7대1대2 비율로 구성한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 기존 NCM622(니켈 60%·코발트 20%·망간 20%) 대비 니켈 비중을 10% 높이고 코발트 비중은 10% 낮췄다. 이를 통해 주행거리를 늘리고, 제조 원가를 떨어뜨려 배터리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LG화학은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들에 배터리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유럽 공급 물량 확대와 중국 내수 침체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고전하는 틈을 타, 세계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각오다.

LG화학은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핵심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독자 소재 기술 개발 또는 국내 소재 업체들과 협업해 하이니켈 양극재를 개발하겠다는 각오다. LG화학은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니켈 함량을 90%까지 높이고 코발트 비중을 5%까지 낮춰 주행거리는 늘리고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르면 내년 양산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 및 포스코케미칼과 소재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NCMA 전용 생산시설을 신설하고 중간 제품인 전구체도 중국 의존도를 줄여 내재화하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삼성SDI는 내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개발을 완료한다. NCA 배터리는 삼성SDI의 독자 소재가 접목된 배터리다. 니켈 함량을 88%까지 높여 에너지 밀도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배터리는 기존 NCM 배터리 원료로 망간 대신에 알루미늄을 넣어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다. 삼성SDI는 NCA 배터리를 독일 BMW 신차에 처음으로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글로벌 시장에서 6% 점유율로 세계 3위 도약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월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협력, NCA 양극소재 공장 신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양극재 생산시설은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NCM 외에도 NCA 생산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삼성SDI 연구원들이 배터리팩을 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삼성SDI 연구원들이 배터리팩을 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하이니켈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 10%), NCM구반반(9 ½ ½) 제품을 앞세워 세계 3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 전문업체로부터 NCM 양극재를 공급받아 배터리 제조 원가를 절감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춰나가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파우치형 NCM 배터리로 니켈 함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도 배터리 자체 제조기술에 양극 소재 업체 간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이런 강공은 후발주자라는 단점을 단시간 내 극복하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에코프로비엠과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개발 협력에 나서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농도구배형 기술을 활용해 NCM 배터리 제품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농도구배형은 니켈 함량이 서로 다른 양극재를 섞는 방식으로 배터리의 폭발 위험을 줄이고, 수명을 연장한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배터리, 중국 거대 자본에 맞대응

배터리 3사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등에 업고 한국 업체들의 추격에 나선 것에 대한 반격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는 자국 업체들로 하여금 경쟁을 유발해 중국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키워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25년 전기차 탑재를 목표로 리튬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Kg당 410Wh(와트시) 규모다. LG화학이 전기차에 탑재하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1.5배 밀도가 높다. LG화학 리튬황 배터리의 밀도를 2배 이상 높여 전기차에 탑재하겠다는 목표다.

삼성SDI는 2027년 전기차 탑재를 위해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전해액을 고체로 바꿔 전해질이 갖는 태생적 불안전성을 잡았다. 삼성SDI는 현재 리튬 이온의 이동 속도를 높여 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에너지밀도를 1000Wh/L 이상으로 크게 높일 수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부피를 적게 차지한다. 전기차에 더 많은 배터리를 넣어 주행거리를 크게 늘리거나 차체를 가볍게 만들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분리막을 훼손하는 덴드라이트 현상을 막을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핵심소재 강화 등 하이니켈 배터리 생산능력을 키워 기술 격차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올려 글로벌 시장 점유율 격차를 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