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탈세 잡아라"…국세청 '정보분석 시스템'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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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지 청장 "공격적 조세회피 적극 차단"
내부거래 과정 가격조정 여부 검증 핵심
홈택스2.0 추진…국민 조세 편의 향상도

김대지 국세청장이 15일 세종시 나성동 본청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김대지 국세청장이 15일 세종시 나성동 본청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구글, 넷플릭스 등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분석 시스템'을 한 단계 고도화한다. 글로벌 기업 수와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이다. 홈택스 2.0,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도 마련해 납세 편의성을 모색한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15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국세청은 매년 상·하반기에 전국의 128개 세무서장이 참석하는 세무관서장회의를 소집, 국세행정 방향을 공표한다.

김 청장은 이날 조세조약·세법을 악용한 다국적기업의 국제적 이중비과세 전략에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다국적기업의 공격적 조세 회피 행위를 적극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전가격(특수관계 기업 간 국제거래 가격) 정보를 얻기 위한 '다국적기업 정보분석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최인순 국제세원관리담당관은 “기업 수, 거래량 등 검증 대상이 늘어 메모리 용량 확장을 비롯해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를 보강한다”고 설명했다

다국적기업 정보분석시스템은 지난 2009년에 구축됐다. 해당 시스템은 이전 가격, 금융거래 데이터, 신용평가 모델 확인, 다국적기업의 본사와 현지회사 간 적정한 시장가격 반영을 검증한다.

해외 본사와 현지 회사 간 내부거래 과정에 가격 조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미국 구매 부서가 100원에 사서 한국지사 판매 부서에 150원에 판다면 50원의 이익 창출 주체를 어디로 남기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국세청의 다국적기업 과세 작업에서도 기초분석 역할을 했다.

이보다 앞서 국세청은 구글코리아와 아마존코리아에 법인세를 추징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법인세가 6000억원과 15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해외로 이익을 빼돌린 다국적기업 21곳에 대해서도 세무조사가 착수됐다. 넷플릭스와 요기요 등 코로나19로 비대면 특수를 누린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이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다국적 온라인 플랫폼이 본사에 경영 자문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법인세 납부 의무를 회피한 혐의 등을 포착했다.

국세청은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 기반 신종 업종이 제도권에 안착하도록 세무 의무를 안내하고, 탈루 혐의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외환수취자료 및 지급명세서 자료 연계 분석, 국가 간 정보교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대 국민 조세 편의도 높인다. 국세청은 디지털 기반의 '홈택스 2.0'을 추진한다. 고지내역 등 납세자 정보를 바탕으로 신고·납부 등을 안내해 주는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핵심이다.

모바일홈택스 서비스도 전면 확대(200종→700여종)한다. 단문메시지서비스(SMS)와 SNS를 통해 납부고지서를 조회하고 신용카드 등 간편결제로 납부할 수 있는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납세자가 PC·모바일로 조사 절차 준수 여부 및 사후 만족도를 평가하는 '스마트 모니터링'을 도입하기로 했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경기 여건 악화를 감안해 세정 지원도 추진한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전체 건수를 지난해 1만6008건에서 올해 1만4000여건으로 축소한다.

이와 함께 노사 간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한 중소기업은 최장 3년 동안 세무조사 유예를 통해 적극 지원한다. 노동자는 임금 감소를 수용하고 회사는 일정 기간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단체협약을 말한다. 이 밖에 매출 급감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용을 유지하는 중소기업은 내년 말까지 정기 조사 선정에서 제외한다.

국세청은 또 내부에 세정혁신 추진단을 신설한다. 2030 국세행정 미래전략추진단은 국세행정 미래전략 및 로드맵을 수립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 경제 확산, 국제질서 변화, 저출산·고령화 심화 등 경제·사회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