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현실화 목소리 높은데"…국회는 전기요금 인하에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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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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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하반기 전기요금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회에서 전기요금 인하를 위한 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상황과 교육용전력 요금 특수성을 고려해 전기사업법 인하 근거를 명시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 같은 법 발의가 혼선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전기요금 인하를 골자로 한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두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전기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근거를 전기사업법에 명시했다.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용전력 요금을 농사용전력 요금 같이 인하한다는 방안을 담았다. 교육용전력 요금이 전체 전기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6%에 불과하지만 농업용전력 요금 단가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육용 전력 요금도 농업용전력 요금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기판매사업자인 한전이 재난으로 인해 '전기요금 납부가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기요금을 감면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전 의원은 감면된 전기요금 금액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부 보전할 수 있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전기요금 인하로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전기요금 체계 왜곡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요금을 복지의 일환으로 보면서 손실된 원가를 다른 곳에서 충당해야 하는 '교차보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에너지기관 한 전문가는 “기존 농업용전력 요금도 전체 전기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액수는 꽤 큰 편이었다”면서 “교육용전력 요금마저 낮추면 다른 곳에서 재원을 충당해야 하는 교차 보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하 방안을 전기사업법에 못박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 전문가는 “전기요금을 세금으로 인식하고 소득분배 차원에서 지원하려 한다”면서 “한시적으로 지원은 할 수 있겠지만 법에 명시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국회의 이 같은 법 발의가 결국은 세금과 전기요금을 구분하지 않아 전기요금 체계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성관 고려대 교수는 “법안들은 세금으로 지원해야 할 것과 공기업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지 않고, 복지와 전기요금도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