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스탠다드그래핀 대표, “그래핀 상용화 준비, 긴 호흡으로 꾸준히 봐야”

글로벌 각계 주목을 받는 그래핀 전문기업 스탠다드그래핀의 이정훈 대표가 그래핀을 비롯한 소재산업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최근 이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대표는 인터뷰 동안 국제표준 지정과 함께 신소재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파우더형 그래핀' 시장의 향후 전망과 함께 정부 중심의 거시적 지원책 마련이 절실함을 언급했다.

사진=스탠다드그래핀 제공
사진=스탠다드그래핀 제공

-탄소 관련 연구만 24년, 그래핀으로도 14년을 연구해왔다. 화학적 박리법을 구상하게 된 이유는.

▲1990년대 학창시절부터 일반인에게 생소하던 나노기술이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확신을 갖고 관심을 기울였다. 이른 시기부터 탄소나노, 그래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래핀 발견 직후 초기 연구는 필름형 타입인 화학 기상 증착법(CVD) 중심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나노소재 생산에 꾸준히 연구해왔던 바를 바탕으로 천연 흑연을 원료로 사용하는 화학공정을 통해 파우더형 그래핀을 생산해왔다. 최근 4~5년 전부터는 파우더형 그래핀이 상용화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 빛을 보고 있다.

-화학적 박리법이 가지는 특장점이 있다면.

▲가장 큰 장점은 고품질의 그래핀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본래 화학적 박리법은 양산성에 비해 그래핀 순도가 떨어진다고 평가받았으나 24년간 탄소나노 연구에만 매달려온 바를 바탕으로 스탠다드그래핀 차원에서 고순도의 그래핀을 양산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복합소재, 코팅, 수처리, 배터리, 바이오, 화장품 등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사진=스탠다드그래핀 제공
사진=스탠다드그래핀 제공

-국제표준화와 함께 파우더형 그래핀이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글로벌 그래핀 시장은 어떻게 펼쳐질까.

▲현재 그래핀 상용화는 태동기라 볼 수 있다. 소재 산업의 핵심잣대인 국제표준화 작업과 함께 유럽, 중국, 미국, 한국을 중심으로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부 주도 사업투자를 통해 매우 공격적으로 그래핀 연구와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 중인 수처리 분야뿐만 아니라 근시일 내 복합소재, 코팅, 배터리 등 분야에서 상용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다만 상용화 이후에는 IT 버블 때와 마찬가지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소수만이 남을 것이다.

사진=스탠다드그래핀 제공
사진=스탠다드그래핀 제공

-그래핀 시장 내에서 한국 기업이 상당한 연구 이력을 갖고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끝으로 정부나 산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래핀 산업은 소재 특성이나 범용성 등을 고려했을 때 정부, 산업계, 학계가 함께 호흡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나의 미래전략 소재가 상용화되려면 원천기술, 학계의 기초응용 연구, 산업계에서의 응용 연구 등 일련의 과정이 필수로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학계나 민간영역에서 전담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미국, 중국, 유럽 등 그래핀 선진국들이 그러하듯 국내도 하나의 구심점과 함께 그래핀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소재로 보고 역량을 펼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가 소재, 부품, 장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소재산업에 장기적인 관점과 함께 관심과 예산을 지속적으로 균형있게 잡아나가야 할 것이라 본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