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배터리 첫 공개…알맹이 빠진 혁신 의지

테슬라의 수장 일론 머스크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배터리를 최초 공개했다.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배터리 기술 혁신 의지는 충분했지만, 배터리 개발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3일(한국시간) 열린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원통형 타입의 4680 배터리(길이 4.6cm, 높이 8cm)를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에너지 밀도가 5배 커지고, 주행거리 16%가 늘어난 새로운 배터리를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에너지 밀도가 5배 커지고, 주행거리 16%가 늘어난 새로운 배터리를 공개했다.

이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배터리 크기를 키워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3에 LG화학과 파나소닉 원통형 2170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그는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5배 높고, 주행거리는 16% 늘고, 출력은 6배 좋다”며 “배터리셀 자체로 이뤄낸 성과”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셀 크기를 키워 제품 탑재 수는 줄어든다. 테슬라 모델3에 탑재되는 원통형 배터리 수천개를 절반 미만까지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테슬라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셀이 줄면서 약 14% 비용 절감 효과가 동반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4680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니켈을 함량을 높이고, 실리콘 음극재를 넣어서 단시간 내 충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채굴 과정에서 인권 유인 문제가 지속해 제기되는 코발트 사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차량 하부 프레임(셰시)에는 티타늄 지지대 없이 배터가 탑재된다”며 “배터리 자체가 구조물 지지대 역할을 하면서 안정적인 차체 구조가 구현된다”고 말했다. 전기차 프레임의 빈 공간을 배터리를 넣어 내재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머스크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전기차를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한 2만5000달러(약2900만원)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배터리 개발에 나섰지만 당장 상용화될 가능성은 적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개발 완료뿐만 아니라 출시 시점은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터리업계 한 전문가는 “머스크는 2022년 연간 100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3000기가와트시(GWh)로 배터리 양산규모가 늘리겠다”며 “LG화학, 파나소닉, CATL을 언급했던 것을 보 사실상 배터리는 시작 단계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테슬라 배터리 차량 하부 프레임 적용 구조.
테슬라 배터리 차량 하부 프레임 적용 구조.

그는 이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는데 언제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언제 상용화할지 구체적 목표도 제시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데이라는 행사에 맞는 기술도 예측 수준에 불과했다. 테슬라가 니켈을 넣어 배터리 밀도를 높이고,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해 출력 향상하는 것은 시장을 통해 예측 가능한 수준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데이에서 놀라웠던 것은 테슬라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혁신 의지였다”며 “구체적인 도전 목표가 제시되지 못했고, 배터리를 당장 생산한다고 해도 생산 과정에서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테슬라는 이날 주주총회가 진행되던 시간인 장외 시간 거래에서 6% 넘게 빠지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는 테슬라 등 유럽 완성차 업체 요구에 맞춰 니켈 개발을 늘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자체 단가는 더욱 낮춰가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제조단가는 평균 120~130달러 수준이다. 현재 100달러 도달을 앞두고 있다. 통상 100달러 정도 수준이 되야 내연기관차 가격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은 올해보다 전기차 시장 성장의 전망이 큰 만큼 배터리 개발을 위해 계속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