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디스플레이, OLED 중심으로 대전환

산업부, 6개 기업 '사업재편계획' 승인
삼성디스플레이 "QD 시장 생태계 개척"
파인테크닉스·엘티씨·회명산업 등 동참

정부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개발에 뛰어든 삼성디스플레이와 소재·부품 협력사들의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에 집중돼 있던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가치사슬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비롯한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대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정승일 차관 주재로 '제27차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15개 기업의 사업재편계획을 심의·승인했다고 밝혔다.

승인 기업들은 사업 재편 기간(신산업 진출 5년, 과잉공급 3년)에 신규 고용 2500여명과 신규 투자 약 1조5000억원을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지난 6월 친환경차에 이어 두 번째 '테마형' 사업 재편으로 디스플레이 분야 6개 기업의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

디스플레이를 테마로 승인받은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패널) △인지디스플레이·파인디앤씨·파인테크닉스(프레임) △엘티씨·회명산업(소재·부품)이다. 이들 기업은 사업 재편을 통해 LCD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사업 및 수익 모델을 전환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본격 추진하고 관련 소재·부품 협력업체들이 시장 진출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대·중견·중소기업이 함께 사업 재편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이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받은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사업재편계획은 기업활력법에 근거해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의 사업 재편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각종 절차 간소화와 규제 유예, 세제 지원, 입지 특례, 정책자금 지원 등이 포함된다.

QD 디스플레이는 OLED와 QD를 융합해 더 많은 색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LCD 사업에서 철수하고 내년부터 QD 디스플레이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안정적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13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사업재편계획심의에서 “세계 최초로 QD 디스플레이 시장 생태계를 개척하는 과정”이라면서 “사업 재편을 함께 추진하는 중견·중소기업에 제조공정 노하우 공유, 시스템 구축 지원 등 상생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QD디스플레이를 살펴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QD디스플레이를 살펴봤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은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세계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수요 감소는 물론 중국 등 경쟁국의 저가 공세, OLED 분야 기술 추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OLED 등 차세대 제품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는 국내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자동차부품 6개 기업, 신산업 3개 기업의 사업재편계획도 함께 승인됐다.

위원회는 이날 '선제적 사업재편 활성화 대책'(사업재편2.0)도 의결했다. 사업 재편이 개별 기업 발전과 산업 생태계 혁신 계기로 작용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에 대한 지원과 인센티브를 보강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차세대 OLED, 미래차, 친환경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은 물론 한국판 뉴딜 등 핵심 정책과 연결해 업종·지역·상생형 '사업재편 테마'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대·중견·중소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디스플레이 사업 재편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사업재편 활성화 대책을 계기로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변화의 움직임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차세대 디스플레이 진출 사업재편 승인 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자료: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