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만 시중은행 첫 상장...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추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카카오뱅크가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카카오뱅크가 내년 하반기 상장한다면 시중은행 상장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카카오뱅크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공개(IPO)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IPO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연내에 감사인 지정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선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IPO 추진은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 수단 확보 차원”이라며 “아직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 하반기 상장이 목표”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내년 상장할 경우 국내 시중은행 상장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IBK기업은행이 2003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것이 마지막이다.

2017년 정식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빠른 속도로 시장을 선점했다. 카카오뱅크는 PC를 제외한 '모바일 온리(Only)' 전략으로 국내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를 선언했다. 국내에서 PC뱅킹을 배제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만 시도하기는 처음이었다. 점포도 없고 금융소비자가 익숙한 PC뱅킹까지 포기하는 파격 실험은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흑자전환해 지난해 순이익 137억원을 냈다.

실적 발표를 통해 상반기 순익(누적) 45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익은 268억원이다. 카카오뱅크에 월 1회 이상 접속하는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말 1062만명에서 6월 기준 1173만명으로 늘었다. 은행 통틀어 1위다.

8월 기준 계좌개설 고객은 1294만명으로 국민 4명 중 1명은 카카오뱅크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40대 침투율은 48.8%를 기록했다.

이 같은 효과에 힘입어 카카오뱅크 주요 상품과 서비스 이용자 수, 이용 실적 모두 동반 증가했다.

대표 상품인 '26주적금' 누적 개설건수는 649만좌를 넘어섰고 '모임통장' 이용자수는 700만명에 이르렀다. 2019년 상반기 55조원이었던 이체금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100조원을 기록하며 2배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카카오 자회사 1호로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게임즈가 기록적인 상장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카카오뱅크 상장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주당 12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도 호가는 12만5000원에 형성됐다. 최고 호가는 20만원까지 나와있다. 매수 호가는 11만5000원 선이다.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발행주식수(3억6509만주)로 단순 계산하면 카카오뱅크 시총은 46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국내 4대 금융지주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자본금은 1조8255억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규모 24조4000억원, 바젤Ⅲ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은 14.03%이다. 연체율은 0.22%로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1.60%였다. 수신 잔액은 22조3159억원, 여신 잔액은 18조3257억원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