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공공와이파이, 합법적으로 해야"···서울시 자가망 방식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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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지적
유지비용 과다...세금 낭비 초래
통신사와 연계한 망 임대 등 제안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중부시장을 방문해
공공와이파이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고, 공공와이파이 신규 구축 및 품질고도화 계획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서양호 중구청장,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인 신중부시장 상인연합회장, 박윤영 KT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중부시장을 방문해 공공와이파이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고, 공공와이파이 신규 구축 및 품질고도화 계획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서양호 중구청장,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인 신중부시장 상인연합회장, 박윤영 KT 사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시가 추진하는 '자가망' 연동방식 공공와이파이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과도한 유지비용으로 세금낭비를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합법적 방식의 공공와이파이 확대에는 동참하겠다며, 통신사와 연계한 망 임대 또는 법인설립 등을 제안했다.

과기정통부는 24일 “서울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추진은 국민 통신복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하지만, 자가망 방식에는 우려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자가망 방식 공공와이파이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며, 위법 우려를 제기하는 과기정통부를 비판했다. 구청장협의회는 과기정통부가 전기통신사업법을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무료 공공와이파이를 반대하는 게 아니며 전기통신사업법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합법적으로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방안이 충분하다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자가망 방식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방식대로라면 공무원이 와이파이 시설을 구축·운영하고 유지보수까지 전담해야 한다. 통신전문가가 아닌 공무원이 보안과 기술진화 대응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에서도 중복투자를 야기하는 세금 낭비라고 우려했다.

서울에는 6개 통신사가 15만㎞에 이르는 광케이블을 구축했고, 서울시는 4000㎞ 규모를 보유했다. 추가 구축보다 기존 망을 활용하는 게 국가 자원효율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근거다.

과기정통부는 무엇보다 자가망을 통해 일반대중에게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목적 이외 사용에 해당돼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반대 이면에는 전기통신사업법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우리나라는 옛 체신부 시절인 1991년 정부가 직접 제공하던 민간통신서비스를 공기업 또는 통신사에 이양하고, 정부가 관리하는 허가제 또는 등록제로 운영했다.

통신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민간 경쟁과 기술 진화를 촉진하려는 정책 의도로, 세계 대부분 국가가 취하는 방식을 채택한 결과였다. 서울시 방식의 경우 통신을 민간이 영위하는 사업으로 규정해 정부와 민간 역할을 구분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의미가 무색해질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자가망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무료 공공와이파이 제공이 가능하다며 서울시에 합법적 방식을 제안했다. 해결책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재원을 투입하고 통신사가 구축·운영·유지보수 하는 사업 방안 △지방공기업 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거나, 서울시 산하기관이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하는 방안 △지자체가 자가망을 통신사에 임대하고, 통신사는 지자체에 회선료를 할인제공하며 운영을 전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3가지 방식 모두 국민 세금을 절감하고, 위법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서울시와 공공 와이파이 실무 협의체를 만들어 협의 중”이라며 “합리적 대안 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신중부시장에서 기존 AP를 최신 무선랜 표준 '와이파이 6' 장비로 교체하는 현장을 점검했다. 과기정통부는 신중부시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 5848곳의 1만8000개 AP를 와이파이 6 장비로 교체한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서울시 와이파이 무료 구축 사업은 자가망 구축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현행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며 “서울시는 문제가 해소된 뒤 와이파이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