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785만명 쓸 때 '10기가 인터넷' 달랑 183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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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기폭제가 무색
비싼 요금제 등 활성화 제약
5G와 상호보완, 동반성장 필요
대용량 트래픽 대응 서둘러야

'5G' 785만명 쓸 때 '10기가 인터넷' 달랑 183가구

유선인터넷 10기가(Gbps) 시대가 열린 지 2년이 지났지만 이용자는 183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화질(UHD) 영화 1편을 30초 만에 내려 받는 10기가 인터넷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함께 4차 산업혁명 기폭제로 기대됐지만 비싼 요금제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대용량 트래픽(데이터 사용량) 기반 비대면 서비스와 원격교육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사업자가 10기가 인터넷 대중화에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2018~2020년 2분기) 10기가 인터넷 가입자는 KT 156가구, SK브로드밴드 27가구 등 총 183가구로 집계됐다. 이보다 앞서 정부는 10기가 인터넷을 '다운 속도 2.5Gbps 이상인 인터넷 접속서비스'로 규정하고 올해 2분기 기준 가입자를 1만6005가구로 발표했다. 10기가 인터넷은 속도에 따라 2.5기가, 5기가, 10기가로 나뉘는데 실질적으로 10기가를 온전히 사용하는 이용자는 이들 가운데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5기가 이용자도 KT 145가구, SK브로드밴드 23가구 등 168가구에 그쳤다. 2.5기가 이용자는 KT 8416가구, SK브로드밴드 7238가구 등 총 1만5654가구다.

10기가 인터넷은 4차 산업혁명 대동맥으로 불린다. 5G와 차세대 와이파이(802.11ax)의 근간이다. UHD 방송과 홀로그램,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다양한 초연결 서비스로 예상되는 트래픽 증가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올해 7월 기준 5G 가입자 수는 785만명을 돌파하고, 5G 트래픽도 14만4000TB(4월 기준)에 이르렀다. 10기가 인터넷은 5G의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함께 발전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10기가 인터넷 서비스 촉진 사업을 지난 2018년부터 3년째 수행하고 있다. 3년 동안 정부는 75억8500만원, 통신사 컨소시엄은 147억5900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이 같은 투자에도 10기가 인터넷의 비싼 요금, 콘텐츠 부족 등으로 인해 기존 기가인터넷 대비 가입자 수가 저조하다. 통신사는 5G 투자로 비용 지출이 커진 만큼 10기가 인터넷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10기가 인터넷의 월 평균 요금은 2.5기가 4만4000원, 5기가 5만7750원, 10기가 8만5250원 수준(3년 약정 기준, 장비 임대료 미포함)이다. 5G처럼 글로벌 시장 선도를 위해선 장비 국산화, 경쟁 활성화 등을 통해 10기가 인터넷 가격을 기가인터넷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은 사업자 간 경쟁이 본격화돼 가격이 7만원대(평균 6338엔)로 내려갔다.

그동안 10기가 인터넷 사용층은 주식 트레이더나 게임 이용자 등에 국한됐지만 4차 산업혁명 확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용량 트래픽을 요구하는 8K 인터넷(IP)TV 서비스, 증강현실(AR) 스마트보드 등으로 인한 데이터 사용이 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학교 온라인 교육 등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도 예상된다.

과기정통부가 오는 2022년까지 10기가 커버리지를 50%까지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2019년 기준 전국 85개 시의 커버리지는 8.04% 수준이다. 10기가 커버리지가 가장 높은 지역은 대구(23.65%), 대전(20.19), 서울(14.11%)이다. 나머지는 모두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강원, 전남, 전북은 1%대로 가장 낮았다.

변 의원은 27일 “해외에서 이미 3~4년 전에 10기가 인터넷을 상용화하면서 와이파이 장비, 홈게이트웨이 등 관련 산업이 동반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5G에만 신경 쓰다 뒤처졌다”면서 “기가인터넷에 안주하다 통신 변방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 의원은 “5G도 기지국까지의 연결은 유선 백홀이 필요한 만큼 유·무선 인프라 고도화는 상호보완 관계에서 함께 성장해야 한다”면서 “과기정통부는 이통사와 함께 설비투자 확대, 전용 콘텐츠 개발 등 10기가 인터넷 확산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