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통街 기사회생, 3분기 반등 불씨 살렸다

[이슈분석]유통街 기사회생, 3분기 반등 불씨 살렸다

대형 유통업계가 상반기 최악의 국면을 지나 하반기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늘어난 식품 수요와 온라인 사업 다각화가 빛을 발했다. 그 중 유통 선두업체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실적 회복세가 가파르다. 이들 업체는 손익 회복에 집중하는 동시에 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유통 규제 리스크에 대응한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이마트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29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5.7%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97.7% 급감했던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 매출 역시 11.7% 늘어난 5조65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 이마트의 손익 개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식료품 매출이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 증가하면서 이마트가 수혜를 누린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부합할 경우 이마트는 2017년 4분기 이후 11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전환하게 된다.

롯데쇼핑 역시 하반기 들어 실적 회복이 가시화됐다. 3분기 롯데쇼핑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동기대비 2.3% 감소한 856억원으로, 하락폭이 82.0%에 달했던 상반기 실적 쇼크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백화점 부문이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타격을 입었지만 할인점과 슈퍼마켓 부문의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며 손익을 방어했다.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와 홈쇼핑의 실적 호조도 손익 개선에 보탬이 됐다.

양사 모두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관측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역대 최장 기간 장마 등 악재가 겹쳤던 점을 고려하면 실적 선방에 무게가 실린다. 하반기부터 비효율 점포 구조조정과 판관비 절감 등 고강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효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할인점 성장과 전문점 적자 개선, 온라인몰 성장 가속화가 이뤄지면서 실적 하향곡선이 멈춰섰다. 할인점의 경우 거리두기 영향으로 늘어난 가전과 식품 수요를 흡수하며 외형 성장을 일궈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7월과 8월 이마트 별도기준 매출액은 1조1330억원, 1조2851억원으로 작년 동월대비 각각 4.7%, 5.4% 늘었다.

트레이더스, 이마트24 등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유통 채널 다각화도 코로나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를 냈다. 전문점 구조조정 효과도 이마트 실적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삐에로쑈핑을 시작으로 부츠 등 부진한 전문점 사업의 80%가량을 정리하며 적자폭을 줄였다.

특히 자회사 SSG닷컴의 경우 비대면 수혜를 누리면서 성장세가 가속화됐다.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가 늘어난 상황에서 상품 소싱 역량과 전용 물류센터를 갖춘 SSG닷컴의 온라인 식품 시장 점유율도 확대됐다. 시장에선 SSG닷컴의 3분기 거래액이 작년 동기대비 33.1% 증가한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적자 역시 판관비 절감과 거래 규모 확대로 대폭 감소했을 전망이다.

롯데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는 모습
롯데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는 모습

롯데쇼핑도 백화점 부진을 할인점과 가전양판점 선전으로 만회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10억원로 작년 동기(120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전망이다. 해외점은 부진했지만 국내점의 경우 고강도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는 관측이다.

롯데마트는 3분기에만 8개점 폐점을 완료했고 연내 16개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부실 점포를 대거 정리하면서 사용권자산 손상차손에 따른 감가상각비 감소 효과로 손익 개선에 성공했다.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는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30.2% 늘어난 435억원으로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각종 악재에도 어렵사리 반등 불씨를 되살린 유통업계는 장기적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코로나로 국내 유통 산업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간 것에 대응해 e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 등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유통업을 겨냥한 고강도 규제의 법제화도 앞두고 있는 만큼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사업 구조 개편이 시급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 악재에도 각 업체들의 적극적 대응으로 올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실적 개선과 온라인사업 성장 가속화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