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앱·웹브라우저, '구글 플랫폼 종속' 심해졌다

자사 결제시스템 강제한 상황서
공공기관마저 토종 앱마켓 외면
국내 콘텐츠 산업 피해 커지고
개인정보 유출·불공정 문제 지적

사진 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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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국내 영향력이 사실상 독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애플리케이션(앱)의 98%가 구글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모바일·PC 웹 브라우저에는 점유율 50%가 넘었다.

구글은 최근 자사 결제시스템 의무화를 공식화했다. 개방 정책으로 확보한 플랫폼 지배력을 수익과 연결하는 취지다. 국내 웹툰, 음원 등 콘텐츠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5일 한준호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 앱 770여개 가운데 25%만 원스토어에 등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100%에 가까운 구글플레이 등록률에 비해 4분의 1 수준이었다. 원스토어는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출자한 토종 앱마켓이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공공 앱 전체 771개 가운데 구글플레이에 출시한 앱은 757개로 등록률 98%를 기록했다.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한 앱은 659개로 85%, 원스토어에 등록한 앱은 196개로 25% 수준이었다.

구글플레이와 원스토어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앱 마켓이다. OS가 같아서 앱을 한 개 개발하면 양쪽 모두 간단한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등록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마저 구글에 앱을 등록하면서 조금의 수고를 거치면 되는 토종 플랫폼을 외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에 앞서 국내 게임업계는 수년간 구글플레이에 게임 앱을 출시, 원스토어에는 해당 앱을 늦게 등록하거나 아예 등록하지 않는 일이 빈번했다. 게임사가 플랫폼 주도권을 거머쥐고 있는 구글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준호 의원은 “구글 등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입도선매식 콘텐츠 흡수로 결국 국내 콘텐츠 산업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라면서 “정부 차원의 강력한 조치와 함께 글로벌 플랫폼 중심 생태계에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정부도 앱마켓은 구글, 애플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면서 “앱마켓 사업자 다양화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스타트업 콘텐츠는 안정된 유통망을 확보하고, 이용자 지출은 최소화하도록 정부가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국내 모바일·PC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6%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김상희 의원실(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한 '2020년 9월 기준 국내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구글 크롬 브라우저는 전체 웹 브라우저 점유율 56.93%로 1위를 차지했다.

김 부의장은 인터넷 이용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 모바일과 PC 구분 없이 전체 웹 접속량을 기반으로 국내시장 웹 브라우저 점유율을 집계했다.

구글 크롬과 애플 사파리,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을 합산할 경우 국내시장에서 외산 브라우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81.73%를 기록했다. 삼성인터넷과 네이버 웨일 등 국산 브라우저 점유율은 18.27%에 그쳤다.

김 부의장은 구글의 웹 브라우저 시장 독식이 개인정보 유출과 불공정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롬은 쿠키와 방문기록 등을 통해 위치, 비밀번호, 소비 패턴, 정치 성향 등 개인정보를 확보한다. 크롬은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사용한다. 구글은 크롬을 통해 검색과 쇼핑 기록을 확보, 자사 서비스에 활용 맞춤형 추천 등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검색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는 “구글이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책 책임자와 공공사업 발주자는 책임 의식으로 무장하고, 민간 토종 앱마켓은 경쟁력 강화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표> 국내 공공앱 앱마켓 등록률과 개수

자료: 한준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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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