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자생과 지속성장 가능한 'e스포츠 종주국'으로 가야

[콘텐츠칼럼]자생과 지속성장 가능한 'e스포츠 종주국'으로 가야

최근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투자한 '길드 e스포츠'가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됐다. 애초 기대되던 1억파운드(약 1540억원)보다는 적은 62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투자 자금으로 프리미어 리그 유스 시스템, 스카우트 인프라 구축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단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 미래를 꾸린다.

유명인이 e스포츠에 투자하는 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마이클 조던과 메수트 외질은 e스포츠 구단을 보유하고 있다. 윌 스미스, 배용준, 섀킬 오닐 등은 거액을 투자했다. 미식축구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로스앤젤레스(LA) 램스 구단주는 e스포츠 팀을 창단했다. 미국 시러큐스대 경영대학원(MBA) 과정 조사에 따르면 2021년 e스포츠는 NFL을 제외한 현재 4대 스포츠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우려 섞인 소리도 들린다. 어마어마한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시장이 급성장하지만 유지와 자생이 가능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익 모델이 딱히 없다는 지적이다. 야심 차게 시작했다가 철수하는 기업도 나오기 시작했다. 몰려드는 투자 자금과 1000만명 단위가 찍히는 동시 시청자 수에 취해만 있다면 성장 적기를 놓칠 수 있다.

e스포츠가 급성장함에 따라 게임 산업과 별개로 스포츠 범주에 넣어 e스포츠 산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이 기반인 이상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임이 일상의 일부분, 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이후 e스포츠가 발아했다. e스포츠 덕분에 게임 수명이 길어졌다. 일종의 순환 관계다. 신작을 출시해서 흥행해야 생명을 이어 갈 수 있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 이후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가면서 여러 문제로 살짝 주춤했다. 이후 '리그오브레전드'가 나오기까지 다소 잠잠한 시기를 보낸 것을 생각하면 불가분 관계다.

e스포츠가 생태계가 건강해지려면 인프라 개선과 게임 업데이트가 지속돼야 한다. 그래야 후발 게임·리그와 경쟁하면서 풍성한 e스포츠 생태계·산업이 구축된다. 이를 위해서는 독립 사업 영위가 계속 가능한 수준의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홍보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적자를 감수하는 국내 프로 스포츠와 다르게 e스포츠는 갖가지 시도를 통해 고민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체 수익 모델을 만들어서 계속기업 가치를 영유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플레이어 모두가 산업 자생력을 고민할 때다. 게임사가 e스포츠를 별개 산업으로 보고 단순한 마케팅과 부업으로 볼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미국 NFL처럼 자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특정 리그 적용만 아니라 범용 e스포츠에 적용, 파이를 키우는 모델이 필요하다.

e스포츠는 기존 스포츠 경기 관객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관객을 스포츠업계로 끌어왔다. 동시에 스포츠 관람을 위한 새로운 매체와 채널을 창출했다. e스포츠 시청자는 기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과 같이 e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구장을 직접 찾아 관람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이용해 즐기는 비중이 더 크다. 기존 스포츠 산업과 다른 관점에서 마케팅과 수익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e스포츠 종주국'이란 타이틀을 다시 가져올 기회다. 전 세계 대부분 게임에서 적용하는 부분유료화 아이템은 국내 게임사가 만들었다. 확률형아이템, 구독시스템, 성장시스템을 고도화시켰다. 혁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속 성장이 가능한 구조를 수립해서 세계로 전파하는, 진정한 'e스포츠 종주국'으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전상후 게임칼럼니스트 assasin369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