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배터리에서 보고 싶은 것

[기자수첩]인터배터리에서 보고 싶은 것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가 21~23일 사흘 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와 양극·음극·분리막 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총출동해 '제2의 반도체'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행사 기대감보다 아쉬움과 걱정이 앞선다. 축제의 장이 돼야 하지만 국내 산업계에 현안이 산재하기 때문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 소송으로 갈등의 골이 깊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판결은 오는 26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로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화재 원인이 배터리셀 제조 불량으로 지목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 충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중국은 한국 배터리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내년부터 자국이 정한 배터리 열확산 전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자국 판매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 배터리 산업 관점에서 볼 때 첩첩산중에다 여러 악재가 쌓이는 모습이다.

배터리는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성장 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연평균 25% 성장, 오는 2025년에는 1600억달러(약 186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1490억달러(173조원)로 전망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더 커진다는 예상치다.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이유다. 협력·화합·성장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현안을 풀 지혜도 모아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지산업협회가 주관하는 인터배터리가 단순한 비즈니스 전시회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화나 소통의 실마리나 계기가 돼야 한다. 배터리 기업들이 서로의 부스를 찾아 시장 성장을 도모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