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679>사용후핵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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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맥스터 모습.
<월성 원전 맥스터 모습.>

최근 경북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에 지어질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증설을 둘러싸고 정부·지방자치단체와 주민·시민단체 간 갈등이 있었습니다. '사용후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라고 불리는 이 시설의 증설을 두고 주민과 시만단체가 반대한 것인데요. 증설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지난 8월까지는 착공해야 했는데, 가까스로 맥스터 증설이 확정되면서 사용후핵연료 포화로 인한 원전 가동 중단사태는 피하게 됐습니다. 맥스터가 이미 지어진 시설이고, 또 영구보관하지 않는 임시저장시설인 것을 감안하면 증설 확정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원전 사용후핵연료는 그만큼 예민하고 중대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기준 원전이 약 전체 발전량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노후 원전을 제외하고는 일정부분 원전은 운영되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사용후핵연료 처리는 갈등 관리가 쟁점으로 꼽히는데요. 사용후핵연료가 무엇이고 어떤 쟁점들이 있는 짚어보겠습니다.

Q:사용후핵연료는 무엇인가요.

A:사용후핵연료(Spent Nuclear Fuel)는 원자로 연료로 사용된 핵연료물질 또는 기타 방법으로 핵분열 시킨 핵연료물질을 말합니다. 원전에서 나온 직후 사용후핵연료는 높은 방사능과 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행법상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에 해당합니다. 이는 원전에서 사용한 장갑, 옷 등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과 구별됩니다. 또 우라늄, 제논, 세슘, 플루토늄 등과 같은 맹독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합니다. 강한 방사선과 높은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사람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기준을 반감기가 20년 이상 '알파선'을 방출하는 핵종으로 설정했습니다. 1g당 4000베크렐(Bq) 이상 방사능 농도를 갖고 1㎥당 열발생률 2㎾ 이상인 물질로 분류했습니다.

비유해서 설명하자면 사용후핵연료는 '커피 찌꺼기'와 같습니다.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면 찌꺼기가 생기듯이 원전에서 전기를 생산하면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가동과 함께 필수불가결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Q:사용후핵연료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A:사용후핵연료는 일반적으로 △임시저장 △중간저장 △운반 △처리 △처분 등 과정으로 나눠 관리합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에 따르면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방사성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자로부터 방사성폐기물을 인수해 운반·저장·처리 및 처분하는 것과 이를 위한 모든 활동을 의미합니다. 통상적인 사용후핵연료 처리 절차를 명시한 셈이지요.

구체적으로는 원자력발전소에서 핵연료가 생성되고 이후 소내저장, 중간저장, 재처리(재활용), 영구처분 단계 순으로 진행됩니다. 원전 부지 안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소내저장'과 '중간저장'은 습식과 건식 저장 방식으로 다시 나뉩니다. 습식저장은 냉각재로 물을 이용해 사용후핵연료 붕괴열을 냉각시키고 방사선을 차폐하는 방식입니다. 건식저장은 냉각재로 기체 또는 공기를 사용하고, 방사선을 차폐하기 위해 콘크리트나 금속 용기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발전소 내 건식저장시설을 임시로 운영합니다. 향후 영구(중간) 저장시설이 갖춰지면 이를 영구(중간) 저장시설로 옮길 예정입니다.

Q:해외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관리하나요.

A:지난해 기준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한 국가는 31개국입니다. 세계 31개 원전운영국이 원전 내에 습식저장 시설을 갖췄습니다. 이 가운데 15개 국가는 원전 내에 건식저장시설도 보유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소유한 미국은 에너지부에서 직접 사용후핵연료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량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되는 국가 인만큼 직접처분방식을 선택해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합니다. 넓은 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저장시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직접처분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일본은 재처리 방식을 채택해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합니다. 일본은 1988년 미국과 협정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추출 권한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세계 최초로 영구처분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핀란드 사례도 주목할 만합니다. 핀란드는 지난해 기준 원전 4기만 운영하고 있지만 사용후핵연료에 관심을 갖고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1983년부터 사용후핵연료 처리시설 부지 선정에 착수했고, 2001년 올리쿠오토 섬에서 영구처분시설 건설에 적합한 장소를 찾는데 성공했습니다. 핀란드는 2023년까지 영구처분시설을 완공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됩니다.

◇원자력과 방사성폐기물, 박정균 지음, 행복에너지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679>사용후핵연료

원자력 발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원전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방사능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방사능 오염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저자는 방사능이란 무엇인가, 원자력 발전의 원리는 무엇인가, 방사성물질에 피폭당하면 우리는 어떤 피해를 보는가를 설명한다. 나아가 저자가 직접 체험한 방사능 사고 현장에서의 기록과 방사성폐기물의 처리방법, 해외의 사례와 국내 폐기장을 분석한다.

◇사용후핵연료 딜레마, 김명자·김효민 지음, 까치글방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679>사용후핵연료

원전을 가동하는 이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들을 여성 과학자이자 정책 전문가인 김명자와 김효민이 다양하게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했다. 여성과총 명예회장인 저자가 여성이자 과학자 관점에서 원자력 쟁점을 다뤘다. 찬핵과 반핵 양측 전문가 쟁점토론으로 그 중 하나의 대화를 재정리하고, 다시 발언자 검토와 동의를 거쳐 사용후핵연료 전문가 원탁토론으로 수록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