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바이오, 미생물로 유해농약 98% 제거 성공…실제 토양에도 적용

친환경 미생물을 통한 유해농약 제거 실험을 진행한 비닐하우스 내 토양. <사진=코엔바이오>
친환경 미생물을 통한 유해농약 제거 실험을 진행한 비닐하우스 내 토양. <사진=코엔바이오>

국내 스타트업이 토종 미생물을 활용해 잔류농약을 빠르게 제거하는 토양 정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랩 실험 조건에서 미생물로 농약 성분을 분해한 사례는 있었으나, 실제 토양에서 높은 수준의 분해까지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옴(미생물제제) 전문기업 코엔바이오는 복합 미생물 기술을 통해 유기염소계 살충제인 '엔도설판'에 오염된 토양을 100일 내 98%까지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엔도설판은 높은 독성, 생물 농축성, 이동성, 난분해성 때문에 스톡홀롬 협약에서 국제적으로 생산 및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국내에서도 2011년 농약 등록이 취소됐고 2015년부터는 국내 잔류성 유기오염물지해 포함돼 관리체계가 강화됐다. 그러나 농약 등록 취소 이전까지 국내 시설재배지, 밭토양, 과수원에서 가장 높은 빈도(70%)로 검출된 농약이었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검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잔류 농약 제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방면에서 연구가 이뤄졌다.

코엔바이오는 농촌진흥청이 진행하는 '차세대바이오그린21' 연구사업을 명지대학교와 공동 수주받아 3년 간 연구한 끝에 이번과 같은 성과를 거뒀다. 엔도설판 분해에 탁월한 스트렙토마이세스 균주를 명지대로부터 기술이전 받고, 이를 코엔바이오가 특허 보유한 곰팡이를 복합 적용해 분해율을 크게 개선했다.

외부 실제 경작지 시험포에서 엔도설판 분해 실험을 100일간 진행한 결과, 처리 30일 경과 시점에서 엔도설판의 주요 물질인 알파형의 분해율은 약 86%가 분해됐으며 베타형은 21%분해가 진행됐다. 처리 100일 경과 시점에는 알파형은 98%, 베타형은 85%가 분해돼 대부분 주요물질이 분해되는 것이 확인됐다. 별도 처리가 없었던 대조군의 경우 같은 기간 40% 분해율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기술은 독성화학물질을 분해시켜 무독화하므로 2차 오염 발생을 줄이는 친환경 효과가 있다. 아울러 국내 토착 균류를 활용한 것으로 외국 도입 미생물제재 사용 시 발생 가능한 국내 토양 생태계 교란 등의 문제를 피할 수 있다.

미생물제제를 활용한 오염토양 정화 산업은 원재료 대비 판매가 비율이 10~20배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지금까지는 외래 도입균주를 이요한 제품 개발이나 고가의 외국산 미생물제제를 수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례가 상품화될 경우 국내 수입 대체 및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실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염규진 코엔바이오 대표는 “국내와 같이 토지에 대한 가치가 매우 높은 경우, 오염토양 복원 후 토지재이용을 통해 토지 부족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특히 중국같은 경우 오염된 토양이 많은데, 중국 합자법인을 통한 수출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