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10.3조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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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인수한다.

SK하이닉스는 20일 공시를 통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인텔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전체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 부문이며 해당 영업부문 및 자산은 두 번에 나뉘어 이전될 예정이라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먼저 2021년 말까지 인텔의 중국 다롄 공장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관련 IP와 인력이 해외 신설 예정인 SK하이닉스 자회사에 이전될 예정이다.

또 2025년 3월까지 낸드플래시 메모리 IP,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운영 인력 등 낸드 사업을 맡게 되는 인텔의 자회사 지분이 SK하이닉스 신설 자회사를 통해 인수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 확대를 위해 인텔 낸드 부문 인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옴디아따르면 지난해 기준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9%로 독보적 1위다. 이어 키옥시아(19%), 웨스턴디지털(13.8%), 마이크론(11.1%), SK하이닉스(9.9%), 인텔(9.5%) 순이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업계 2위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특히 인텔은 기업용 SSD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 시너지가 기대된다. 인텔은 업계 최고 수준의 낸드 SSD 기술력과 쿼드레벨셀(QLC) 낸드플래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이 약점이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 적자를 기록해왔다. SK하이닉스는 초고적층 낸드 개발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인텔 사업 인수로 기술경쟁력을 배가하고 규모의 경쟁에서도 선두권 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사업 구조를 비메모리 반도체로 재편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인텔은 최근 주력 사업인 CPU에서도 미세공정 차질과 AMD 추격을 당해 비메모리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매각을 택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서로의 강점을 살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않은 경쟁력을 확보해 사업구조를 최적화하겠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