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이어 마켓컬리도 일반인 배송 도입

[단독]쿠팡 이어 마켓컬리도 일반인 배송 도입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에 일반인 배송시스템을 도입한다. 물류센터 주문량 급증으로 말미암은 출고 지연을 줄이고 정시 배송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쿠팡플렉스를 시작으로 일반인 인력을 활용한 크라우드소싱형 물류 시스템이 e커머스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최근 '샛별배송'에 일반인 배송 방식을 도입했다. 신선식품 물류는 콜드체인 확보 문제 때문에 일반인을 배송기사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이번 도입은 물류센터 상품 출고 과정에서 미출·오출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을 위해 0시~오전 2시 대부분 차량이 물류센터를 벗어난다. 이후 발견된 소량의 미출·오출 상품을 기존 차량으로 처리하면 전체 배송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생긴다. 일반인 배송은 이를 정시에 처리하기 위한 일동의 '별동대' 개념이다. 미출·오출 상품 외에도 특정 지역 배송량이 갑자기 늘어날 경우 일반인을 투입하는 '밀집 권역 배송' 팀도 별도로 운영한다.

일반인 기사는 전날 컬리로부터 미리 일정을 전달받은 뒤 새벽 6시까지 물류센터에 입차, 3시간 이내 각 가정으로 배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차량 내에 냉동박스를 설치, 배송 과정에서 식품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입차 회당 기본 2만5000원에 배송 가구 건당 5000원 및 최종 거리까지 구간 할증을 적용받는다. 대개 1인당 7~10개 상품이 배정되기 때문에 하루 기대 수익은 6만~10만원 수준이다.

크라우드소싱 배송 시스템은 급증하는 주문량에도 쿠팡이 로켓배송 속도를 유지하는 비결의 하나로 꼽힌다. 쿠팡은 정규 배송직원 '쿠팡맨'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배송은 쿠팡플렉스 단가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방법으로 처리해 왔다. 주부나 은퇴자, 투잡족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인력풀이 넓다. 고정비 부담도 없다. 컬리는 지난 9월 코로나19 재확산 시점에 주문이 폭증하면서 배송지연 문제 처리에 애를 먹었다.

물류망으로는 컬리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대신 '디버' 플랫폼을 활용한다. 디버는 지난해 9월 LG유플러스 사내벤처 1기로 출범해 통신사 스마트폰 배송 등을 수행해 온 플랫폼이다. 1만명 이상 등록 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90%는 전문 기사가 아니라 일반인이다. 관제팀이 잘 구축돼 있어 배송 서비스 품질이 일정 이상 보장된다는 점을 고려, 선정했다. 컬리 관계자는 20일 “배송 물량 가운데 일정 부분을 일반인이 처리하는 다른 시스템과 달리 컬리는 아직 특정 이슈가 발생할 경우로 한정, 일반인 배송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