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석준 ITI 대표 "크랙 없는 UTG 양산 도전"

“울트라신글라스(UTG)는 폴더블 시대, 디스플레이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될 것입니다. UTG 사업화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석준 아이티아이(ITI) 대표는 최근 업계 화제가 됐다. '열충격'이라는 독창적 UTG 절단 기술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人사이트]이석준 ITI 대표 "크랙 없는 UTG 양산 도전"

이 기술은 유리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다시 차가운 얼음물을 붓거나 눈을 대면 온도차에 의해 컵이 깨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레이저를 통해 절단하려는 부위를 급속 가열하고 가열 부위를 다시 특수한 냉매로 냉각시켜 유리가 수축하는 과정에서 절단을 유도한다.

열충격 장점은 유리를 자를 때 미세한 갈라짐이나 크랙 등이 생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유리는 다이아몬드나 레이저 절단 시 크랙이 발생한다.

UTG도 마찬가지로, 미세 크랙이 생기면 유리가 깨지거나 폭발하듯 산산 조각날 수 있어 유리를 절단한 후에는 연마와 에칭(부식)이 필수로 여겨졌다.

그런데 UTG는 두께가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 1 밖에 안 될 정도로 초박막이다. 다루기가 까다로워 공정 중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UTG 대량 생산이 어렵고 가격이 비싼 이유다.

아이티아이는 접근법이 달랐다. 애초부터 깨끗하게 크랙 없이 UTG를 잘라내 복잡한 후공정들을 필요 없게 만들었다. 후공정을 줄여서 UTG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아 화제가 됐다.

이석준 대표는 “현재 UTG 양산은 복잡한 후공정 때문에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큰 원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열충격 기술이 해법이 될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독창적 기술을 보유하게 된 건 20년 넘게 이 분야를 연구한 엔지니어기 때문이다. 비행기에서 접한 다큐멘터리로 전공을 바꾸게 됐다는 이 대표는 러시아 유학 때 열충격 원리를 접했다. 이를 레이저를 이용한 유리 절단 기술로 발전시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크랙 없이 유리를 자르는 데는 레이저로 가열하는 것보다 냉각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며 “이 두 가지를 최적으로 조합한 게 아이티아이의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준 대표는 LG산전(현 LS산전)에서 근무하다 IMF 때 분사했고 2009년 아이티아이를 설립했다. 삼성SDI, 도레이, LG디스플레이 등에 레이저를 이용한 용접기와 강화유리절단 장비 등을 공급했다.

2016년부터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지만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폴더블폰이 등장하고, 특히 UTG가 폴더블 기술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다시 기회를 맞고 있다.

이석준 대표는 “UTG는 폴더블 시대, 디스플레이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될 것”이라며 “UTG 사업화로 회사를 성장시키고 반도체와 이차전지로 응용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