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 상속세만 10조원...배당확대 기대감에 웃는 삼성그룹株

[이건희 회장 별세] 상속세만 10조원...배당확대 기대감에 웃는 삼성그룹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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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후 가장 크게 급등한 종목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13% 넘게 급등했다.

급등 배경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본격화로 평가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과거 수차례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나돌 때마다 삼성물산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렸던 것과 비슷한 행보다.

삼성물산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 핵심으로 꼽힌다. 시장에선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최대주주(지분 17.3%)인 상황에서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만큼 이 회장 별세 이후 삼성물산 주가의 수혜를 예상해 왔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을 기반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 지분율이 가장 높은 삼성물산의 그룹 내 중요도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 아이디어가 거론되지만 예단할 순 없다”면서도 “어떤 형태의 변화가 있더라도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국내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삼성 계열사 중 삼성SDS와 삼성생명이 전 거래일 대비 각각 5.51%, 3.8%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0.5% 오른 6만400원에 문을 연 뒤 강보합 흐름을 지속했다.

증권업계에선 여러 가능성을 감안했을 때 삼성그룹이 지배구조를 당장 개편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그룹 지배력 공고화와 상속세 재원 마련을 고려했을 때 삼성그룹 중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전망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회장 보유 계열사 지분 18조2000억원에 대한 상속세 부담은 10조6000억원”으로 “지배주주 일가 지분은 배당수입과 삼성그룹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에 집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타 지분 처분에도 부족한 재원은 삼성전자 배당정책 강화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방식의 지배구조는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시에는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게 되는 만큼 이번 상속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지분을 이 부회장이 상속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면서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삼성물산의 그룹 내 중요도는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적용되는 상속세를 가족들이 향후 5년간 6회에 분납한다고 해도 매해 약 1조800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재원 마련이 가장 큰 숙제”라면서 “충분하지 않지만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배당 확대 정책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로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정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주주환원이 더 확대되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