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레인, 우울증 고치는 전자약 내년 시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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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레인 뇌질환 전자약 <전자신문DB>
와이브레인 뇌질환 전자약 <전자신문DB>

뇌질환 전자약 개발업체 와이브레인이 우울증 치료 전자약을 내년부터 국내에 시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기존 약물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약 상용화 시대가 본격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개발 중인 전자약으로 우울증 단독 치료 적응증에 대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연내 식약처에 시판 허가를 신청하고 보험등재 심사와 신의료기술 통합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내년 중에 시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전자약이란 약물이나 주사 대신 전기자극을 가해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주로 뇌신경 기능 조절과 관련된 소형화된 의료기기의 새로운 분야로 볼 수 있다. 디지털치료제가 인지나 행동을 지속 교정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어낸다면 전자약은 착용만으로 치료 효과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시장은 4조원 규모로 연평균 13% 수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

이 대표는 “전자약 가장 큰 강점으로 화학합성 의약품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임상을 통해 검증되고 있다”면서 “기존 약물이 가지지 못하는 연결성과 확장성을 장점으로 약물과 함께 사용했을 때 실질적 효능이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레인이 개발 중인 우울증 치료 전자약은 미세 전기자극으로 뇌 기능을 조절해 신경정신질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기기다. 최근 우울증 단독 치료 적응증에 대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우울장애를 진단받은 경증·중등증 환자 65명이 6주간 전자약을 매일 30분씩 사용한 결과 40% 이상 환자군에서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항우울제와 비교해 환자 순응도도 크게 개선됐다.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신경정신과 분야 상위권 제약사와 공동으로 시판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상위 제약사와 유통을 협의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식품의약국(FDA) 허가와 파트너십도 검토하고 있다.

와이브레인은 이기원 대표를 비롯한 KAIST 석·박사 출신 인력들이 지난 2013년 창업한 회사다. '마음을 치료하는 반창고'라는 슬로건으로 뇌질환 전자약 플랫폼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최고 수준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7년 한 대의 기기를 수천개 모듈과 연동해 재택 환자들을 관리하고 오남용을 차단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며 임상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우울증에 이어 치매 전자약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 재택 치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식약처 임상 허가를 받아 7개 병원에서 120명 경도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편두통, 조울증, 불면증, 자가면역질환 등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전자약으로 기존 병원 체계 내에서 자리 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 제품군을 빠르게 다각화할 수 있는 모듈화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신의료기술 등재, 보험수가 적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해외 뇌 기능 조절 연구자들과 긴밀한 협력과 국제 안전 가이드라인 발간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