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슈퍼 '일반인 배달'로 '즉시배달' 시장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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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플랫폼 고고엑스와 손잡고
'퇴근길 1시간 배송' 시범 운영
성장세 배달 스타트업 벤치마킹
배민 'B마트'와 직접경쟁 예고

롯데슈퍼 1시간 배송 서비스 거점 매장인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잠실점
<롯데슈퍼 1시간 배송 서비스 거점 매장인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잠실점>

롯데슈퍼가 일반인을 배달 인력으로 활용, 근거리 배송에 나선다. 배달의민족의 온라인 마트 서비스인 B마트 및 배민커넥트와 콘셉트, 취급 품목이 유사하다. 스타트업이 개척한 도심 근거리 배송에 대기업 유통사가 뛰어드는 형국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슈퍼사업부는 최근 롯데온을 통해 신규 온라인 배달 서비스 '퇴근길 1시간 배송'을 선보였다. 시범운영 지역인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프리미엄슈퍼를 거점으로 반경 2㎞ 내 고객에게 간편식, 생필품 등 500여종을 즉시 배달한다.

배송망은 글로벌 물류 스타트업 고고엑스와 손잡았다. 고고엑스는 최근 이륜차와 자전거를 포함한 일반인 배달 플랫폼 확장에 나섰다. 롯데슈퍼는 이번 1시간 배달 서비스에 고고엑스 일반인 이륜차 배송기사를 투입한다.

전문 기사가 아닌 일반인도 고고엑스 플랫폼에 가입하면 롯데슈퍼 배달 주문을 수행할 수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가 가능하며, 합배송도 가능하다. 충분한 인력 확보를 위해 건당 4000원의 배달 단가도 책정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다양한 온라인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퇴근 시간대에 한정해 잠실 지역에서 테스트 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시범 운영 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비스가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배달의민족 B마트와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롯데슈퍼는 기존 매장을 도심 배송 거점으로 사용하고 외주 배달 인력을 활용하는 등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또 도심 물류창고를 활용하는 B마트와 달리 식품 품목에 특화된 슈퍼 매장 자체를 거점으로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달리 신선식품·즉석식품(델리) 배달도 가능하다.


롯데슈퍼가 도심형 1시간 배송 서비스에 나선 것은 단시간·근거리 배송으로 요약되는 즉시배달 시장에서도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기존 새벽배송 시스템만으로는 고객의 소구점을 충족시켜 주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스타트업이 선점한 근거리 생필품 배송 사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배달의민족 B마트의 경우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1월 대비 올해 8월 매출이 963.3% 급증했다. 출범 9개월여 만에 서울을 넘어 인천, 수원, 일산 등 수도권 일부 지역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히며 빠르게 사업 영토 확장에 나섰다.

롯데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기존의 익일배송, 새벽배송을 넘어 도심 1시간 배송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초소량 즉시배달 서비스를 꾸준히 실험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관계사 롯데GRS와 함께 식품, 화장품 등 120여개 상품에 대해서도 근거리 배송을 시작했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유통산업 전반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면서 “언택트 시대를 맞아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는 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