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AI '램프' 써보니...음성합성, 문자판독 놀랍네

서울 한 가정집에서 네이버가 출시한 인공지능 조명 클로바 램프로 책을 읽고 있다. 램프는 수준 높은 광학문자판독, 음성합성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책읽기가 가능하다.
서울 한 가정집에서 네이버가 출시한 인공지능 조명 클로바 램프로 책을 읽고 있다. 램프는 수준 높은 광학문자판독, 음성합성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책읽기가 가능하다.

네이버가 책 읽는 조명 '클로바 램프(램프)'를 출시한 지 한달이 지났다. 램프는 초반 준비한 5000대 물량이 일주일 만에 동날 만큼 관심을 모았다.

광학문자판독기술(OCR), 음성합성기술(NES) 등 직접 접해본 네이버 클로바 인공지능(AI) 기술은 신기할 정도였다.

기계를 통한 책읽기는 그동안 펜 형태 제품으로 접해본 적이 있지만 램프의 그것은 차원이 달랐다. 어떤 텍스트를 보여줘도 순식간에 문자를 판독해 냈다. 기존 제품들이 책이 심어진 패턴을 인식해 저장한 음원을 재생한다면, 램프 OCR 기술은 인간처럼 문자를 판독하는 AI이기 때문이다.

OCR와 연결된 음성합성 기술 역시 독보적이다. 소설책, 동화책, 카탈로그 등을 조명 아래 놓는 순간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어냈다. 램프 음성합성은 한글과 영어가 가능하다. 램프는 텍스트를 인식하는 순간 마치 사전에 녹음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읽어냈다.

특히 영어의 경우 원어민 발음을 제공해 교육 효과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 네이버는 연세대와 협력해 AI와 함께 상호작용하는 에코리딩, 셀프리딩 기능을 개발해 램프에 적용했다.

다만 두 기술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텍스트 용도를 완벽하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동화책에서 두드러졌다. 스토리텔링을 담당하는 텍스트와 그림 속에 포함된 감탄사를 분리해서 읽지 않다보니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앞으로 클로바 AI 학습량이 늘고 기술이 발전하며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색온도 조절이 가능한 고품질 조명을 제공하고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램프가 기존 AI 스피커에 비해 가진 두드러진 장점이다. 특히 영유아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아이가 독서에 흥미를 붙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램프는 책 읽어주는 영역에서 만큼은 한사람 몫을 충분히 해낸다.

'책 읽어주기'라는 장점이 너무 독특해 가려질 수 있지만 램프는 일반 가정에도 충분한 쓸모가 있다.

램프는 클로바와 연계해 음악을 듣거나, 음성 검색을 주문하는 일반적인 AI 스피커 역할을 한다. 직접 체험한 스피커 음질은 음악감상에 충분할 정도로 고품질이다. 네이버 검색, 쥬니버, 네이버뉴스, 바이브, 나우 등 네이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램프 활용도를 높이는 요소다. 한달 동안 램프를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의외로 '디자인'이었다. 램프 단순한 외관은 집안 어디에 놔도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흰색으로만 이뤄진 제품 색깔은 어떤 배경에도 쉽게 동화됐다. 하단 무게감이 상당해 쓰러지는 일도 없다. 첨단기술이 실린 완성도 높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램프 가치는 상당하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