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韓 상륙 앞둔 아마존, '무료 직배송' 판 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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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달러 이상 땐 배송비 없어
고객 소비 데이터 확보 위해
손실 감수하고 프로모션 진행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사진=연합 로이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사진=연합 로이터>

아마존이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배송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99달러(약 10만9500원) 이상만 구매하면 배송비가 면제다. 국제 화물 운송비를 고려하면 사실상 적자를 감수하는 구조다. 11번가와 협력, 국내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사전에 한국 고객의 소비 데이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0시부터 아마존닷컴에서 판매하는 자체 상품에 한해 99달러 이상 구매한 한국 고객에게 무료로 배송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단일 상품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상품을 구매해도 총합이 99달러를 넘으면 모두 배송료를 면제했다. 개인 판매자 상품과 일정 부피 이상의 상품은 행사에서 제외했다. 행사 종료 시점도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이용하는 국내 고객 입장에서는 고가의 국제 배송료 부담을 아낄 수 있다. 아마존은 연 199달러를 낸 유료멤버십(아마존 프라임) 회원에만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해 왔다. 이번 프로모션으로 아마존 직구에 나서는 국내 소비자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 금액보다 배송료가 비싸 구매를 망설여 온 잠재 고객군도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행보는 국내 진출을 앞두고 한국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데이터를 대거 확보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아마존은 최근 한국 시장 우회 진출을 공식화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미국 아마존과의 협력을 공식 발표했다. 11번가에 대한 아마존의 지분 투자로 앞으로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정확한 서비스 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내년 중에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아마존닷컴
<사진=아마존닷컴>

아마존은 인공지능(AI)을 통해 한국에서 접속한 고객에게 국내 선호도가 높은 상품 중심으로 노출한다. 구매 데이터가 많이 축적될수록 상품 선별이 정교해진다. 아마존은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 데이터를 쌓고 그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이번 프로모션을 열었다.


아마존과 11번가의 직구 서비스 모델은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미리 입고했다가 주문 즉시 배송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배송 거점은 코리아센터의 미국 내 물류센터 또는 일본과 중국에 갖춰진 물류센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 아마존은 그동안 국내 소비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2년 전에도 한 차례 한국 무료배송 행사를 실시했다. 11번가와의 협업 모델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한국 시장의 반응과 수요를 확인하는 작업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기본 물류비를 고려했을 때 아마존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한국 소비자의 구매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동시에 연말을 앞두고 풀필먼트 재고 부담을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