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상반기만 '100K'...메모리 '초격차 투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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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 규모
D램·낸드 각 5만장씩 설비 증설
평택 P2·中 시안 공장 분산 투자
비대면 수요 등 시장 전망 '긍정'

삼성전자 평택 2라인(P2)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2라인(P2)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투자 준비에 착수했다. 내년 상반기에만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100K)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 회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공세적 투자다.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 가동이 임박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월 10만장 규모의 메모리 설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 같은 내용을 최근 반도체 장비 회사들과 공유하며 세부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별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분야에 각각 5만장(50K) 규모로 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다. D램은 평택 2공장(P2)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낸드플래시는 중국 시안 공장과 P2에 분산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10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팹 한 곳의 생산 능력과 맞먹는 규모다. 108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한 시안1공장 낸드플래시 생산 능력이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이다. 또 축구장 16개 크기로 지어진 P2가 설비로 가득 찼을 때의 생산 능력이 20만장이어서 10만장은 상당한 규모로 평가된다. 특히 삼성은 이를 내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어서 메모리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메모리 설비 투자를 계획하는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경제 활동으로 수요가 급증하다 하반기 들어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메모리 재고를 관리하면서 가격이 주춤하는 동향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가 지난 2분기 대비 약 10%씩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재고 소진이 다시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데이터센터 회사들의 서버용 메모리 투자 재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올해 역성장을 보인 스마트폰 시장도 내년에 회복이 예상돼 삼성전자는 단기간 집중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의 경우 연말까지 재고 조정 가능성이 짙지만 아마존 등 서버 고객의 재고 확보 재개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으로 D램은 내년 하반기에 공급 부족 현상을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도 반도체 시황에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5% 하락했지만 내년에는 4.8% 오른 87조540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2021년 반도체 시장 전망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시장 전망을 토대로 선도적 지위를 굳히기 위해 대규모 메모리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측은 내년 설비 투자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