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美는 C-V2X...韓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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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CC "성과 없는 웨이브 스톱"
대안 부상 C-V2X는 기술 진보 빨라
차세대 차량 통신 기술논쟁 종지부
한국, 웨이브와 C-V2X 간 경쟁 치열

[이슈분석] 美는 C-V2X...韓 선택은

미국이 차량사물(V2X) 기술 방식으로 '이동통신기반-차량·사물통신(C-V2X)'을 낙점했다. C-V2X와 웨이브(DSRC) 간 표준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C-V2X 단일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영향력을 감안하면 V2X를 포함,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표준을 놓고 저울질하는 각국 의사 결정에 상당한 파급이 예상된다. 당장 내년 ITS 용도 주파수 배분을 앞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이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C-V2X 생태계를 조성하면 상당 부분에서 정책적 동조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미국 결정이 한국형 표준 기술에 대한 이견과 논쟁을 종결할 결정적 요인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현실적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과 진통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FCC, C-V2X 밀어붙여

FCC가 지난 20여년간 V2X 용도로 활용한 5.9㎓ 대역 주파수 용도 변경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건 웨이브의 산업적 성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다. 아지트 파이 FCC 의장은 “ 20년간 웨이브는 주변에 머물러 있었다”며 웨이브를 에둘러 비판했다.

미국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웨이브 방식 V2X 장비를 탑재한 자동차는 1만5000대에 불과하다. 미국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2억4000만대 0.0057%에 불과하다.

지난 20여년간 5.9㎓ 대역을 V2X 용도로 배분했고 이를 웨이브가 사실상 독점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는 FCC 논리에 반박이 나올 수 없는 배경이다.

이와 더불어 C-V2X가 대안으로 부상한 뒤 기술 진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신기술에 '기회'를 제공,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미국의 야심도 반영됐다.

FCC는 레이더, 라이다, 광학카메라 기술 등을 활용한 차량안전기술이 발전했고 C-V2X 기반 기술 특징, 주파수 글로벌 조화, 주파수 최적 활용 등을 고려할 때 이날 결정이 최적 선택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FCC가 C-V2X 손을 들었지만 V2X 진영 전체로 보면 공동의 패배다.

당초 75㎒ 폭을 V2X 용도로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만 사용할 수 있다. 포드 등 자동차 제작사 등은 안전 관련 우려도 제기했다. 와이파이 인접 주파수를 V2X 용도로 사용할 경우 간섭 등으로 인해 자동차 운행 및 신호 전달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안전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웨이브·C-V2X가 비면허 와이파이에 모두 밀린 가운데 C-V2X만 살아남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일각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FCC의 주파수 변경이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공화·민주당 인사가 두루 포진한 위원회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었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인해 와이파이 트래픽이 크게 증가하면서 FCC 계획에 오히려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FCC 기조가 지속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조 바이든 정권이 FCC 의장을 비롯한 위원 을 교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하원과 교통부(DOT) 등 반대 이견과 그동안 웨이브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한 자동차 업계 반대 우려와 반대 목소리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 하원과 DOT는 C-V2X에 대한 실증이 부족하고 상용화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며 FCC 결정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웨이브가 미국, 한국, 유럽 등지에서 시범사업과 실증사업을 통해 오랜 기간 사용된 데 반해 C-V2X는 새로운 표준에 부합하는 칩조차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DOT 등은 안전 문제와 더불어 C-V2X 전환에 따른 비용 문제 등이 산적해 있다고 주장한다.

◇韓, 선택은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래차 국가비전'을 선포, 기술 기반인 차량통신망을 2024년까지 전국 주요 도로에 구축하고 2027년까지 레벨4 완전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 7월에는 '한국판 뉴딜계획'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전국 주요 도로의 절반에 해당하는 2085㎞에 C-ITS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기술 표준 채택을 두고 웨이브와 C-V2X 간 경쟁이 치열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스펙트럼 플랜'에서 2021년까지 5.9㎓ 대역 통신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술 우월성 등을 이유로 C-V2X가 효용 가치가 높다는 판단이다.

반면에 국토교통부는 지금까지 진행한 실증을 기반으로 확보한 안정성과 C-V2X 상용화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웨이브 주축으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약 3만㎞ 도로에 웨이브 기반 C-ITS를 구축하고 향후 5G-V2X가 상용화될 경우 반영을 검토한다는 복안을 내놨다.

국토부는 다만 LTE-V2X는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웨이브와 성능이 유사하다는 판단 아래 향후 5G-V2X 상용화까지는 웨이브를 단일 대안으로 상정했다.

과기정통부는 LTE-V2X 실증을 통해 웨이브와 병행 사용이 가능한지 기술 안정성과 실용성을 선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황을 감안하면 LTE-V2X 채택을 놓고 줄다리기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FCC 결정이 우리나라 의사 결정에 준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에 맞는 대안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는 “FCC 결정은 C-V2X 기술과 시장 성장성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며 “다만, 이를 국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선 LTE-V2X 실증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