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천왕.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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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은 정치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최근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벤 플리트 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의 수상소감을 문제시하여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하였지만 그만큼 양국의 관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대륙인 아시아에 위치한데다 북한과는 국경이 맞닿아있는 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여러 교류가 있어왔다. 대륙이라 불리는 국토의 면적과 그에 상응하는 세계 최대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은 다방면에서 걸출한 인재들을 배출해 왔다.

미술계도 빼놓을 수 없다. 20세기 중반인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난 몇몇 미술가들은 '중국 현대 미술 4대 천왕'이라 불리며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958년생인 장샤오강과 1962년생의 유에민쥔, 1963년생의 팡리쥔과 1964년생의 정판쯔로 일컬어지는 중국 현대 미술 4대 천왕 들은 학창 시절 '문화대혁명'과 '천안문 사태'를 겪은 세대이다.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부조리한 사회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예술을 선택한 그들의 작품은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세계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예술의전당에 위치한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바로 오늘 11월 20일부터 시작되는 전시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에서 중국 현대 미술 4대 천왕 중 한 명인 '유에민쥔'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유에민쥔'의 작품들은 그리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 도처에서 열렸던 비엔날레에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한때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웃고 있는 남성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소문으로 인해 작가가 유에민쥔은 알지 못해도 그의 작품이 눈에 익은 사람들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는 작가 '유에민쥔'의 대표작과 최신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하는 전시이다. 본인 스스로 박장대소하는 모습과 포즈를 취하고 그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유에민쥔의 작품들이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규모로 전시된다.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상하이 하우 아트 뮤지엄'의 관장이자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총감독 및 부산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했던 윤재갑이 큐레이터를 맡아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해당 전시는 유에민쥔의 '웃음 시리즈'와 '死의 찬미', 슬랩스틱 코미디의 '조각 광대', '일소개춘', 도예와 판화로 재해석된 특별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장 가득 반복되는 웃는 얼굴은 대형 사이즈의 유화와 조형 작품으로 표현되었고 만화 캐릭터나 중세 유럽 거장들의 작품들과 오버랩되어 있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전시의 마지막 섹션에 위치한 최지만 숙명여대 도예과 교수와의 백자 콜라보레이션이 아닐까 한다.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유에민쥔 작품의 대표 캐릭터의 얼굴을 본떠 화병을 만들고 가마에 구워 도자기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공간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관람하는 이들에게 센세이션 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이다.

◇ 시대의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유에민쥔(岳敏君)' 전시

헤이룽장성 다칭에서 태어난 유에민쥔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베이징으로 거주지를 변경하고 그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톈진에 위치한 석유공장에서 일을 하였고 신사조 미술 운동이 한창이던 1985년 허베이 사범대학의 회화과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생님으로 교단에 서고자 했던 유에민쥔은 1989년 벌어진 '천안문 사태'를 겪고 큰 회의감을 느꼈고 다음 해인 1990년부터 전업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중국 현대 미술사의 한 획을 긋는 4대 천왕으로 불리고 있는 그가 그리고 만드는 작품들은 시대의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역시 타이틀에 직관적으로 표출되어 있는 것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통해 시대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자는 취지를 가지고 열리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모두가 지쳐있는 요즘 시국에 시원하고 통쾌하게 웃어본 적이 언제인지 쉽사리 떠올릴 수 있는 이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 일일 테다. 소리 내어 웃었던 기억이 가물거릴 만큼 각박하고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유에민쥔의 작품 속 '웃음'은 꾸밈이나 거짓이 없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행복한 웃음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씁쓸하고 외로운 감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내년 3월 28일까지 계속될 예정에 있는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전시를 쉼표 삼아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시대적 우울감을 털어내 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 관람이 끝나고 아트숍 맞은편에 마련된 'XR 포스터' 존에서 포스터 속 작품들과 어우러지는 확장 현실 속 모습을 체험해 보는 것도 이번 관람의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