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일주일 만에 만든 AI, 400일 전화돌려 코로나 확산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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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바 케어콜 개발 주역들. (왼쪽부터) 고석현 클로바 CIC 컨버세이션 엔지니어링 리더, 이준행 클로바 CIC 플랫폼3팀 테크리더, 임성순 클로바 CIC AI프로덕트 테크리더, 도경태 클로바CIC 플랫폼3 리더. 사진=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개발 주역들. (왼쪽부터) 고석현 클로바 CIC 컨버세이션 엔지니어링 리더, 이준행 클로바 CIC 플랫폼3팀 테크리더, 임성순 클로바 CIC AI프로덕트 테크리더, 도경태 클로바CIC 플랫폼3 리더. 사진=네이버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시간이 별로 없어요”

지난 3월 네이버 클로바 팀은 성남시 보건소가 쓸 인공지능(AI) 전화응대 시스템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성남시에서 확진자와 접촉자가 폭증하던 시기였다. 능동감시자가 갑자기 늘어나자 보건소 직원이 평소 업무를 제쳐놓고 관리업무에 집중 투입됐다. 20명 가까운 인원이 매일 전화를 돌려도 관리가 쉽지 않았다. 자칫 보건 행정 마비가 우려되던 상황이었다.

성남시 SOS를 받은 네이버는 AI콜 시스템을 보유한 클로바 CIC(사내기업)에 해당 업무를 맡겼다.

네이버는 성남시 요청을 받자마자 리더급 개발자 4명을 투입해 능동감시자 관리에 특화한 AI 전화응대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이를 네이버 클라우드에 올리고 세종텔레콤이 제공한 IP PBX(교환기)와 연동해 성남시 보건행정 시스템에 구현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이렇게 탄생했다. 불과 일주일 후 성남시 능동감시자들은 모두 AI가 거는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도경태 클로바 CIC 플랫폼3 리더는 “대규모 말뭉치로 학습한 언어모델, 강력한 챗봇, 클라우드 등 고도화된 자원을 확보한 네이버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통신사 그리고 플랫폼 기업이 합심해 지역 사회에 기여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3월부터 9월까지 3만8900건 능동감시자 관리 전화 업무를 수행했다. 시간으로 치면 19만4900분, 3248시간, 400일 동안 통화를 한 셈이다. 도 리더는 “사전정보가 없으면 전화를 받는 사람은 AI와 통화 한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굳이 통화 성공률을 따지면 100%”라고 말했다.

성남시 보건소 직원들은 클로바 케어콜 투입 이후 AI가 선별한 특이사례만 따로 관리했다. 임성순 클로바 CIC AI프로덕트 테크리더는 “기계가 단순 업무를 대체하고 사람은 보다 고차원 적인 업무에 집중한 사례”라고 말했다.

개발진은 클로바 케어콜 사례를 논문으로 작성해 글로벌 연구사이트에 공개하는 등 이번 사례를 노하우로 쌓았다.

금융, 외식, 유통 등 시장에서 AI가 단순 전화 업무를 대체하고 있어 쓰임새가 확장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준행 클로바 CIC 플랫폼3팀 테크리더는 “클로바 케어콜로 개인·의료·공공정보를 다뤄본 경험을 축적해 민감한 영역에서도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AI 전화응대 솔루션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도입한 초고성능 언어모델 'GPT-3', 슈퍼컴퓨터 등으로 인공지능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고석현 클로바 CIC 컨버세이션 엔지니어링 리더는 “조금 더 복잡하고 빠른 작업을 위해 대화 설계 툴을 제작한 등 사용한 자원을 집중하는 중”이라면서 “네이버는 인공지능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