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5G 1000만 시대, 통과의례식 논란 넘어 미래 지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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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지난해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5G 대중화 원년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동시에 5G 논란의 원년이기도 하다. 5G 품질에 대한 불만이 지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5G 가입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제 단순 논란을 넘어 5G를 좀 더 쓸 만한 서비스로 만들기 위한 노력과 아이디어가 절실한 상황이다.

새로운 세대의 이통이 등장할 때마다 '품질 논란'은 통과의례와 같았다. 1996년 2세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2003년 3세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2011년 4세대 롱텀에벌루션(LTE) 모두 상용화 이후 상당 기간 논란을 겪었다. CDMA는 수도권과 대전 지역부터 서비스를 개시하자 '반용지물(半用之物)'이라는 놀림을 당했다. WCDMA는 상용화 후 4년이 지나서야 전국 서비스가 완성됐다. 최대 속도인 2Mbps가 실제 구현된 시점은 2006년이었다. LTE도 마찬가지다. 2008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LTE 최고 속도를 1Gbps로 발표했지만 상용화 당시 최고 속도는 75Mbps였고, 지난해 정부 품질평가 실제 평균 속도는 158Mbps였다.

ITU가 정한 기술 표준상 5G 최고 속도는 20Gbps다. 지난 8월 정부 품질평가에서 실제 전송속도는 500~800Mbps를 기록했다. LTE 대비 4~5배 빠른 수준이지만 상용화 이전부터 제시된 '20배'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20Gbps'라는 속도는 이론 및 기술상의 최대치이자 목표치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보다 훨씬 많은 주파수 대역폭, 고도화한 기술 등이 갖춰져야 가능한 수치이다. 그마저도 최상의 환경에서 기록할 수 있는 이론상 수치에 불과하다.

품질 논란이 '통과의례'라고 하지만 선언성 목표에서 비롯된 오해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실제와 동떨어진 이론상 수치에 매몰되면 중요한 다른 것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사실 20Gbps라는 속도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3.5㎓ 중대역이 아니라 28㎓ 같은 고대역 주파수를 활용해야만 근접할 수 있다. 그러나 고대역 주파수는 전파 도달 거리가 매우 짧아서 일반 소비자용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고대역 주파수를 통해 전국망을 구축하겠다던 미국 역시 최근 글로벌 스탠더드인 중대역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 20Gbps를 당면 과제로 삼는다면 5G를 통한 서비스 및 산업 진화 흐름에 역행할 수 있다.

오히려 관건은 현재 활용되는 주파수를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 것인가, 전국 서비스 완성에 소요되는 기간을 어떻게 단축할 것인가 같은 문제다. 이용자가 많은 지역부터 망을 구축하고 외곽으로 넓혀 가는 방식은 세계 어디서나 동일하다. 이 기간을 이용자 수요에 맞춰 단축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지난 2년 동안의 사상 최대 투자에도 커버리지 논란이 있다는 것은 더 효율 높고 정확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역설일 수 있다.

5G는 국가 성장 전략인 '디지털 뉴딜'의 핵심 인프라다. 서비스 품질은 반드시 갖춰져야 할 가치지만 디지털 뉴딜 진흥 관점도 동시에 고려, 발전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마땅하다. 5G 성공의 관건은 망 구축을 넘어 국민 일상과 국가 경제 혁신에 있고, 이를 위한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있다.

국내 논란에도 우리나라 5G는 세계에서 속도와 커버리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소비자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방향 자체는 맞게 가고 있는 셈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매번 반복되는 통과의례식 논란인지 이용자와 국가의 미래를 개척할 혁신 방법론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기고]5G 1000만 시대, 통과의례식 논란 넘어 미래 지향해야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minsooshin@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