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애플 소비자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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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통신방송과학부 기자
<박정은 통신방송과학부 기자>

애플 소비자가 불안에 떨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물론 애플워치, 에어팟 등 주변 기기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제품 완성도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애플이지만 연일 계속되는 품질 논란에 마니아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SE는 출시 1개월여 만에 10건이 넘는 이상 발열 사례가 보고됐다. 일부 사용자는 손목 화상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측정을 위해 잠잘 때 손목에 착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애플의 해명은 아직 없다.

아이폰12 시리즈는 디스플레이 불량 논란에 휩싸였다. 어두운 공간에서 밝기를 중간 이하로 설정하고 검정 화면을 띄우면 디스플레이가 깜빡이는 '번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저조도 환경에서 화면 색상이 균일하지 않게 나타나는 '벚꽃 현상', 전체적으로 녹색 빛을 띠는 '녹조 현상'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아이폰12 미니의 경우 잠금화면 상태에서 터치 불량 이슈까지 불거진 상태다. 역시나 소비자는 애플로부터 이렇다 할 해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언급된 여러 문제를 제품 자체의 결함으로 단정할 순 없다. 출시 초기에 극소수 제품에서 나타나는 단순 불량 가능성도 있다. 애플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막대한 규모로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사라면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애플의 소통 방식이다.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내와 해명조차 찾아볼 수 없다. 외신이 입수한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 내부 문건에는 관련 사안에 대한 서비스 대응을 피하라는 회피성 지시만이 언급됐을 뿐이다.

애플은 소비자 불안을 해소할 의무가 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결함을 인정하라는 게 아니다. 애플 제품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지 소비자도 알 권리가 있다는 의미다.

여러 논란에도 아이폰12 시리즈는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지지와 애정도 여전하다. 이에 응답하는 애플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