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유럽 전기차 시장, 韓·中 배터리 전쟁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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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SDI·SK이노 거점 구축
中 펑차오·CATL·궈쉬안 투자 '맞불'
완성차 업체, 제조단가 인하 노력 속
치열한 배터리 가격 경쟁 불가피할 듯

CATL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자동차.
<CATL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자동차.>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유럽에 진출하고 있다. 고속 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유럽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시장 선점을 위해 생산 기지를 만들며 진출한 지역이다.

'제2 반도체'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 산업에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

23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펑차오에너지는 내년 독일 남서부 지역에 연간 50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셀 생산 공장을 착공한다.

회사는 총 20억유로(약 2조65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모듈·팩까지 모두 생산하는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3년부터 가동을 시작, 유럽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펑차오는 CATL, 비야디(BYD)와 함께 중국 3대 배터리 업체로 꼽히는 회사다. 양훙신 펑차오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 모인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은 오는 2023년 가동을 목표로 독일에 연간 14GWh 규모의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펑차오처럼 독일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세워 독일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 궈쉬안은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 셀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쉬싱우 궈쉬안 부총재는 “해외 고객에게 더 많은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유럽 생산 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 투자를 강화하는 건 이 지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전기차 시장 침투율은 10%를 넘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보급이 이뤄지고 있고, 유럽 전기차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6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지만 배터리는 공급 부족이 점쳐진다. 오는 2023년 유럽 내 배터리 수요는 400GWh를 넘는 반면에 배터리 공급은 335GWh로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유럽 진출은 국내 배터리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와 폴란드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유럽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폭스바겐, BMW, 벤츠를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배터리 회사들의 가세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제조 단가를 낮추기 위해 배터리 업체 간 경쟁과 가격 인하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값싼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배터리 최대 단점인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