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센터 벗어난 'IT맨' 디지털 역량 앞세워 신사업 도전

우리에프아이에스 애자일 조직 'CoP'
부서 칸막이 걷어내고 신기술 개발
안면인식 기술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
투자분산금융 플랫폼 등 상용화 준비

우리에프아이에스, 2020 COP 페스티벌 개최 우리에프아이에스가 개최하는 2020 COP 페스티벌에서 CoP 한 직원이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우리에프아이에스, 2020 COP 페스티벌 개최 우리에프아이에스가 개최하는 2020 COP 페스티벌에서 CoP 한 직원이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대형 서버와 컴퓨터가 가득한 금융 전산센터에서 십수년간 반복된 전산업무를 해오던 은행 정보기술(IT) 직원들이 세상 밖으로 뛰쳐나왔다. 디지털과 핀테크 역량을 무기삼아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고, 세상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화하는 등 업무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금융 채널 유지보수 공간으로만 취급받던 금융전산센터는 지금 '한국의 스티븐 잡스'를 꿈꾸는 IT금융맨들의 R&D센터,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변신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우리에프아이에스 직원들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에서 관심을 끈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우리은행은 물론 신용카드, 증권, 보험 등 우리금융 계열사 IT컨트롤타워다. 금융업종 전반 프로젝트 수행경험을 바탕으로 전략개발부터 실행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 ICT 서비스 기업이다.

이 회사 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특수 조직이 있다. CoP(Community of Practice)라는 애자일 조직이다.

CoP는 회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을 구성해 디지털, 핀테크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율 연구활동 조직이다.

그런데 이들 CoP가 부서 칸막이를 걷어내고 신사업 발굴과 핵심 신기술 등을 개발해 선보이는 등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IT전문성을 무기삼아 아예 사업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중장기로 스핀오프까지 준비한다.

회사도 이들 직원 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근 'CoP 페스티벌'을 열고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다.

단순 연구에만 머물지 않고, IT전산센터 운영이나 IT전문성을 살려 세상에 없는, 혁신적인 기술을 사업화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CoP를 통해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차세대 기술로 9개 사업모델을 발굴했다.

첫 상용화 모델로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보이스 피싱 예방 프로젝트가 꼽혔다. 이 기술은 금융관련 딥러닝 기술을 응용해 발굴된 세계 최초 비즈니스 모델이다.

자동화기기(ATM), 키오스크 등에서 보이스피싱을 안면인식과 매칭해 방지하는 기술이다.

통화중 송금, 얼굴 가린상태 출금, 통장 소유자 확인, 가짜얼굴 등을 모두 검출할 수 있고, 특히 보이스피싱범과 통화를 통해 돈이 출금되는 방식을 막기 위해 ATM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 행위자에게 이 같은 부분을 경고하고 스스로 알려주는 기술이다. 1만7000장에 달하는 사진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향후 카드 딥러닝 FDS(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영상분석 분야 적용을 검토한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조만간 특허출원과 함께 상용화를 준비한다.

블록체인과 P2P대출을 연동한 투자분산금융 플랫폼도 최초로 선보인다. 블록체인 분산원장 특성을 이용해 경매중개업체에 집중된 역할을 분산, 서비스가 필요한 주체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모델이다. 이로 인해 경매 중개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클라우드 환경 기반 공공데이터 시각화 프로젝트,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맞는 신기술 학습 모델 등 IT전문성과 창의성을 입힌 사업화 모델이 다수 발굴됐다.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는 “금융IT 인재가 보유한 전문성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전사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CoP를 통해 우리에프아이에스도 단순 IT유지보수 기업 이미지를 탈피해 IT 관련 사업을 이끌어가는 회사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