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클럽 디자인의 미래 '3D 프린팅'

3D 프린트 활용, 제작기간 단축 비용인하 기대
다양한 제품출시로 시장다양성 확대까지
설계기술 갖춘 국내업체 성장가능성 'UP'

코브라가 HP와 손잡고 3D 금속 프린터로 만든 퍼터 뉴 킹 슈퍼포스트-35를 출시하면서 골프클럽 제작에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골프전문지 '골프먼스리'는 관련 유튜브 영상에 '이것이 골프클럽 디자인의 미래?'라는 제목을 내걸었고, 이번 프로젝트에 간접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코스 위의 물리학자' 브라이슨 디샘보는 “다양한 기술의 결합이 모든 수준의 골퍼들에게 혜택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3D 프린터를 활용한 퍼터 제작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제작방식 때문은 아니다.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단조와 주조 등 기존 제작기법과 달리 유연한 설계가 가능한데다 제작에 필요한 비용과 기간까지 줄일 수 있어서다.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더 높은 퍼포먼스를 실현할 수 있다면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마이크 야글리 코브라골프 이노베이션&AI 부문 부사장은 “3D 프린팅은 한 번도 만들어보지 못한 것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코브라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HP와 손잡고 제작 공정 전체에 HP의 3D 금속 프린터 '메탈 제트'를 사용했다. HP는 지난 2018년 메탈 제트를 선보였다. 메탈 제트는 매우 미세한 금속 파우더를 고온으로 가열, 제트 형태로 뿌리는 데 2D 기준 1200dpi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사용된 HP 메탈 제트와 같은 메탈 3D 프린터는 최근 자동차는 물론 항공기 부품 제작에까지 쓰이는 등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 GE사는 지난 2017년부터 실제 대형 제트엔진의 많은 부품을 메탈 3D 프린터로 제작해 생산에 적용하기도 했다.

3D 프린터를 활용한 퍼터가 최초로 상용화되면서 향후 골프클럽 제작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대형 설비를 갖춰야 하고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설계와 제작기간을 대폭 단축시켜 단가 인하는 물론 손쉽게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골프클럽이 소형이라는 점도 3D 금속 프린터의 골프클럽 제작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개발된 제품으로도 충분히 제작 가능하다. HP의 메탈 제트의 경우 430×320×200㎜ 정도 부품을 출력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입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골프클럽 시장에 3D 금속 프린터를 활용한 국산 제품의 등장도 기대해 볼 만 하다. 국내 한 업체 관계자는 “골프클럽은 일본이나 미국 제품이 아니면 사실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국내에 이렇다 할 브랜드가 없다 보니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국내 브랜드라고 해도 제작비 등 단가를 맞추기 위해 중국 등지에서 제작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국산도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3D 금속 프린터를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설계 기술만 받쳐준다면 충분히 경쟁해 볼 만 하다. 내수 시장규모가 5조원이 넘는 충분한 시장을 보유한 만큼 가능성도 크다. 클럽 시장에도 국내 브랜드들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