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국가과학기술혁신체계(NIS) 고도화와 국가 연구개발(R&D) 성과 제고를 위해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제고를 통해 위기 대응 능력을 배가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불확실성이 지속 증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혁신분야 핵심 어젠다를 발굴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국가 생존과 결부된 일”이라며 “단기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 지향할 방향을 설정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이의 일환으로 KISTEP은 '대한민국 혁신의 길, KISTEP Think 2021'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국가 과학기술혁신정책 전반을 돌아보고 새해 중점 대응해야 할 과제를 점검했다. 그동안 상시 발굴한 미래 어젠다를 정책에 반영하는 신속 대응 체계를 수립한다는 취지다.
김 원장은 현안으로 국가과학기술혁신체계(NIS) 고도화를 역설했다. 세부 과제로는 △글로벌 여건 변화를 감안한 NIS 전략 수립 △포스트 코로나19 전략 추진 △소재〃부품〃장비 R&D 고도화 전략 수립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은 물론 국제질서를 좌우하는 '팍스 테크니카' 시대에 맞는 '국가기술혁신 글로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반도체, 인공지능(AI), 5G 등 첨단기술을 둘러싼 국제환경 변화, 글로벌공급사슬(GVC) 와해, 지역공급사슬(RVC) 등장, 국제사회 협력·경쟁, 팬데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NIS 발전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원장은 “더 이상 빠른 추격자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데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며 “그동안 쫓아갈 목표가 있었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과거 국가과학기술 개발 목적이 제조업 경쟁력 제고였다면 이제는 기초원천기술, 과학기술인력, 거대과학, 삶의 질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며 “국정 전반에 핵심요소로 작동할 수 있는 '과학기술중심 국정운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 연구개발(R&D) 성과와 관련해선 근거 없는 비판을 경계하면서도 기획(Plan)-실행(Do)-평가(See) 전 주기에 걸쳐 효율성 제고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불확실성, 시간지연(Time Lag) 등 R&D 특성상 연구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평가기법이 없는 상황에서 근거없이 R&D 성과를 폄하하는 것은 과학기술계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원장은 “기획부터 성과 확산에 이르기까지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은 강화해야 한다”며 “세계 R&D 투자 동향을 심층분석해 연구분야,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자가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성과 확산〃활용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죽음의 계곡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영역임을 감안할 때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구체적 대책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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