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로에 선 OTT 정책

[사설]기로에 선 OTT 정책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적인 OTT 업체가 연이어 한국에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디즈니는 새해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최근 공식 트위터를 통해 2021년 디즈니플러스를 동유럽, 한국, 홍콩 등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내셔널 지오그래픽, 마블, 스타워즈 등 자체 계열사 콘텐츠를 모아 서비스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 시작 이후 지난달 기준 미국 등 30개 나라에서 구독자 8680명을 확보했다. 애플TV 플러스도 곧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세부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에 한국어 자막을 추가하고 경력직을 모집하고 있다. 진출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넷플릭스에 이어 거대 플랫폼업체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토종기업의 입지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넷플릭스가 독주하는 가운데 웨이브, 티빙, 시즌, U+모바일tv, 왓챠 등이 경쟁하고 있다. 그나마 웨이브가 선전한다지만 넷플릭스에 비하면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8월 넷플릭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55만8292명으로 2위인 웨이브 MAU(387만9730명)의 2배에 달했다. 콘텐츠 분야 최강자인 디즈니가 진출하고 플랫폼 선두 주자인 애플까지 가세하면 국내업체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OTT뿐만 아니라 케이블방송·인터넷(IP)TV와 같은 유료방송 전체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 좁은 시장과 부족한 자원 등을 감안하면 국내업체가 콘텐츠와 플랫폼 양쪽을 모두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시장만 바라본다면 생존은 가능하겠지만 플랫폼 비즈니스 속성상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결국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K-한류 열풍을 눈여겨봐야 한다. 플랫폼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점한 업체를 뛰어넘기도 쉽지 않다. 우리만의 독특한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 갈수록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성공한 배경에도 탄탄한 콘텐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도 어정쩡한 정책보다는 콘텐츠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