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제한 '4세대 나이스' SW개발 첫 '단계별' 발주

정부, 이르면 내주부터 사업 발주
'2850억 규모' 최소 7단계로 나눠
대기업 참여 못해 품질관리 중점
발주자 관리 책임 강화·신속 대응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부터 2850억원 규모의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 사업을 최소 7단계에 걸쳐 발주한다. 대기업 참여 제한을 따르는 대신 발주자가 촘촘하게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나이스 사업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처음으로 단계별 발주를 적용한다. 80여억원 규모의 1단계 SW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응용SW 개발만 3~5단계, 하드웨어(HW)까지 포함하면 새해 말까지 7차례 이상 발주가 나올 예정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4세대 나이스 1단계 사업규격에 대한 업계의 사전 질의와 이의 처리 과정을 조달청과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 주 발주를 낸다. 1단계 응용SW 개발사업은 약 82억원 규모다. 응용SW 개발 예산은 총 850억원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발주된다. 사업이 올해 안에 발주되면 KERIS는 45일 공고 후 입찰 선정 과정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한다. 나이스 사업은 응용SW 개발과 HW 구매 정도로 나뉘어 발주됐다. SW까지 포함해 세세하게 단계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다.

과거 시스템 구축 사업이 개통 때마다 오류로 진통을 겪은 것이 단계별 발주 배경이다. 올해 초에도 '에듀파인'(국가회계시스템) 개통 시 오류가 1300여건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시작 때도 접속 오류로 교사와 학생이 불편을 겪었다.

교육부는 종합 관리·수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4세대 나이스 사업을 앞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인정을 네 차례나 신청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을 사유로 내세웠지만 모두 불허됐다. 신청과 불허를 반복하는 사이 사업 일정은 약 1년 지연됐다. 그 대신 교육부, KERIS는 사업추진단과 품질 관리 기능을 '역대급'으로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사업 발주도 단계별로 나누기로 했다. 그만큼 발주자 책임은 늘어나지만 문제가 발생해도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SW 발주와 함께 교육부는 프로젝트운영조직(PMO)을 이달 내로 선정한다. 15~20명으로 구성될 PMO가 단계별 사업 품질을 확인하고 총괄 관리한다. 사업 추진단 규모도 강화하고 시·도 교육청 소속뿐만 아니라 민간까지 참여시켜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인력 기술 등급도 최고 수준으로 높인다.

KERIS는 내년 말까지 모든 사업을 발주하고, 2023년 3월 1단계로 개통한다. 이소영 교육부 교육정보화과장은 17일 “한 번에 발주하면 진행 과정이 복잡하고 새로운 기능도 많아 문제가 일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우선순위를 정해 발주하기로 했다”면서 “사업 관리도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으로 꼼꼼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 SW사업인 나이스가 1년 지연돼 크게 실망한 업계는 발주 소식에 반색했다. SW업계 관계자는 “올해 예정된 대형 공공사업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 매출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서 “나이스 사업은 굵직한 SW 제품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새해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육 핵심 시스템이어서 제품을 공급할 경우 의미 있는 레퍼런스 확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우수한 국산 SW가 많이 도입될 수 있도록 공정 경쟁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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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나이스 구축 추진 일지>

대기업 제한 '4세대 나이스' SW개발 첫 '단계별' 발주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