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쫓기는 선두…카카오커머스, '명품'으로 격차 벌린다

카카오커머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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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선물하기' 시장에서 카카오커머스의 위상은 압도적이다. 올해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서비스 출시 이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감사나 축하의 의미로 모바일 상품권을 선물하는 문화를 구축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높은 접근성과 편리한 사용성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틈새시장'으로 평가됐다. 주력 상품인 모바일 상품권(교환권)의 용처가 제한적인 데다 거래금액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년만 해도 입점 상품 구색이 15개 제휴사의 100여종에 불과했다. 그러나 '메시지카드', '감동카드' '카카오톡 친구 생일 알림'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연평균 60% 성장을 기록, 2017년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2020년 기준 8000여개 제휴사 50만종 상품을 판매 중이다.

쿠팡을 포함한 e커머스 플랫폼들이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1~2년에 집중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구매 동기는 상당수 '즉흥성' '편의성'에서 발생하는데, e커머스 플랫폼은 이를 메신저만큼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상품권은 가격과 품질이 균등한 편이기 때문에 선물 접근성이 구매 유발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최근 비대면 소비 트렌드를 타고 경쟁이 치열해진 선물하기 시장은 '실물배송'형이다. 구매자가 수령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입력 후 결제하면 수령자가 주소와 배송 일정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전자상거래에 수령자만 바뀐 거래 모델이기 때문에 카카오톡 대비 기존 쇼핑몰에 유리한 점도 많다. 모바일 상품권 대비 소비자 관여도가 높고 제품 구색 다양성과 가격 할인율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쿠팡 '로켓배송'처럼 물류에서 우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카카오는 '명품 카테고리' 등 선물하기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명품 선물' 테마를 신설하고 지갑, 핸드백, 주얼리 상품군을 크게 확대했다. 구찌, 프라다, 버버리에 이달 티파니까지 신규 입점하며 현재 100여개 이상 명품 브랜드관을 구축했다. 명품 거래액도 2018년 572억원에서 지난해 115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e커머스 플랫폼들은 비교적 명품 유통에 소극적이었다. 특히 오픈마켓형 플랫폼은 입점업체가 가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플랫폼 이미지를 망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명품 제조사들 역시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더 선호했다.

1020 MZ 세대들이 명품 소비 '큰 손'으로 거듭나면서 온라인 소비 추세가 확대됐다. 기존 핸드백, 쥬얼리 등에서 신발, 티셔츠 등으로 선호 명품 품목이 다양해진데다 '플렉스'를 추구하는 소비행태가 자리잡았다. 트렌비, 머스트잇 등 명품만을 취급하는 전문 온라인숍이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도 이같은 요인 때문이다. 글로벌컨설팅 업체 배인앤컴퍼니에 따르면 명품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08년 1%에서 2019년 12%로 증가했다. 오는 2025년에는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