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결산] 올해 국가채무비율 44% 넘어...마이데이터 '무한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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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가채무 846조9000억원 예측
마이데이터 수수료 무료 등 산업 활성화
펀드 사태, 불완전판매·내부통제 점검 계기
보험사 순익 개선...인슈어테크 도입 활기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 경제를 강타하면서 모든 산업군이 영향을 받았다.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국가들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제로금리 수준까지 금리가 인하되면서 급락했던 증시가 폭발적으로 회복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코로나19로 새롭게 비대면 관련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금융권에서도 디지털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동안 추진돼온 마이데이터 정책도 구체화됐다.

지난해 불거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 사태는 자본시장 역할을 다시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됐다. 불완전판매 관행과 부족했던 소비자보호에 대한 금융권 경각심을 일깨웠다.

◇국가채무비율 44% '훌쩍'…재정건전성 공방 지속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의 경상성장률 전망치가 -0.1%를 달성하더라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4%를 돌파하게 된다.

이미 2021년 국가채무비율도 48%에 근접했고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상성장률(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성장률)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과도 연동된다. 경상성장률이 낮아지면 분모가 되는 GDP가 낮아지면서 국가채무비율이 상승한다.

정부는 새해 예산안 통과 때 올해 국가채무비율 43.9%를 예상했다. 이는 경상성장률 0.6%를 토대로 한 수치였다. 그러나 수정된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 -0.1%가 현실화할 경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4.2%까지 올라간다.

새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최근 정부가 제시한 경상성장률 4.4%를 대입하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7.8%로 더 높아진다. 기존 경장성장률 전망치는 4.8%, 국가채무비율 47.3%였다.

정부는 당초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4차 추경 편성으로 올해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846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대비 국가채무인 805조2000억원보다 41조7000억원 증가하는 규모다.

새해에는 국가채무가 더 불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새해 558조원 예산 편성으로 나라빚 956조원을 예상했다. 올해 본예산과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150조원8000억원이 더 쌓이는 셈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현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3차 재난지원금 규모(3조원)는 4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재원을 적자국채로 조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정부는 24일부터 3일까지 특별 방역대책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소상공인의 영업망은 위축기로에 놓였다.

새해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 피해계층 지원을 위한 적자국채 추경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정부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새해 상반기에만 역대 최고 수준인 63.0%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에 대응할 예산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현재 정부는 2025년부터 국가채무비율을 GDP 대비 60% 이내로, 통합재정수지는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건정성을 두고 공방도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재부와 홍남기 경제 부총리를 두고 “곳간만 잘 지켜 국가재정에 기여했다고 자만한다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도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국가 채무가 2021년 953조원, 2022년 1078조원, 2023년 1204조원, 2024년 1335조원으로 매년 전년 대비 10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채무 증가 속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표. 국가채무비율과 성장률 (자료=기획재정부)
<표. 국가채무비율과 성장률 (자료=기획재정부)>

◇마이데이터 시장 개화 초읽기…금융사-빅테크간 무한경쟁 시작

새해 2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금융사와 빅테크간 무한경쟁이 예고된 한 해였다.

지난 8월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이 도입됐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정보나 금융상품을 자유자재로 관리할 수 있는 이른바 '포켓 금융'을 의미한다. 마이데이터는 신용정보 주체인 고객이 동의하면 은행, 보험회사, 카드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곳에 모아 고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지난 22일 21개 업체가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예비허가를 받으며 첫 발을 내딛었다.

21개사에는 국민·농협·신한·우리은행 등 은행 4개사와 신한·국민·우리·비씨·현대카드·현대캐피탈 등 6개 여신전문금융회사, 네이버파이낸셜·레이니스트·보맵·NHN페이코 등 핀테크 8개사가 포함됐다. 미래에셋대우, 농협중앙회, 웰컴저축은행도 예비허가를 받았다. 이들은 새해 1월 본허가를 무난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 등 8곳은 예비허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금융위는 이들 기업이 신청서를 보완해 제출하면 1월 중순 예비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새해 1월 1차 본인가 이후 바로 2차 마이데이터 사업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1차 땐 기존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했지만 2차부터는 신규로 마이데이터를 영위하려는 사업자들이 도전장을 내민다.

마이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과 업계는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수수료를 제도 시행 1년 동안 무료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세계에 유례없는 산업인 만큼 핀테크 기업에 진입장벽을 낮춘 후 실제 운영으로 쌓인 통계 기반으로 수수료를 산정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1년 무료 수수료로 마이데이터를 운영하면서 참여 기업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수수료 산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새해 2월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이 허가제로 전환돼 본격 시행되지만 정보제공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해결할 과제다.

금융당국은 전자금융업자가 보유한 주문내역정보도 넘겨주도록 하되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개별상품명이 아닌 범주화된 정보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동의 방식, 마이데이터로 제공되는 정보 제공 범위, 안전한 데이터 전송 방식, 소비자 보호 방안 등을 담은 '마이데이터 가이드라인'은 새해 2월 발표될 예정이다.

표. 마이데이터 주요 허가요건 요약 (자료=금융위원회)

◆잇단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강화된 소비자보호

지난 10월 29일 라임 사모펀드 사태 관련 판매사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 라임 사태 피해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29일 라임 사모펀드 사태 관련 판매사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 라임 사태 피해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에 이어 올해 불거진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옵티머스펀드 사기 사태는 금융소비자 보호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발생한 DLF 판매는 구조가 복잡한 초고위험 상품을 일반 은행 창구에서 일반 투자자에게 불완전판매해온 업계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초고위험 상품을 권유하면서 '안전한 상품'이나 '손실확률 0%' 등만 강조하고 원금전액 손실 가능성 등의 투자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점이 드러났다. 판매 실적 중심으로 영업점 직원 성과를 측정해 대규모 불완전판매를 초래해 다수의 고액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야기했다.

무려 6조원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운용사와 판매사의 부실한 내부통제장치를 다시 점검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투명성이 낮은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고 레버리지를 활용하면서 펀드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펀드를 설계한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운용사와 판매사 모두 내부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특정 운용역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심지어 일부 임직원이 전용 펀드를 이용해 거액의 부당 이득을 취득하기까지 했다.

옵티머스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불완전판매, 부실한 내부통제, 운용사 위법행위 등 그동안 불거진 사모펀드 문제를 모두 담은 소위 '펀드사기 끝판왕'이었다.

금융감독원 실사 결과 펀드 설정금액 5146억원 중 회수 가능한 자금이 401억∼783억원 수준에 그쳐 충격을 안겼다. 횡령, 미환매 펀드 돌려막기, 사채이자, 사용 불분명한 투자처 등에 상당한 자금이 집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는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부실한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으로 중징계를 받았다. 금융위원회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결정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로 최종 결정하면서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해준 금융위와 금감원의 감독업무 독립성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사들은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조직 운영에 반영하는 변화를 단행했다. 주요 은행과 증권사가 소비자보호 관련 조직을 격상하고 주요 임원을 배치해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정책이 상품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보험업, 코로나19로 실적 개선·디지털 전환 과제 부각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은 보험업계에도 실적 개선이란 변화와 함께 디지털 전환이란 새로운 숙제를 안겼다.

우선 코로나19로 전 산업군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보험업 실적은 다소 선방했다. 감염 우려 등으로 외부 활동과 병원 출입을 자제하면서 손해율이 개선돼 실적 악화를 일부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운용자산이익률이 감소하고 장기간 침체된 업황 부진 터널은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보험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늘어난 5조5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3.1% 늘어난 3조1515억원 순이익을 달성했다. 초저금리 여파로 운용자산이익률은 다소 감소했지만 저축성보험 영업 호조가 실적개선을 견인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2% 늘어난 2조4232억원 순이익을 거뒀다. 올해 초 보험료 인상 효과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손해율 관리에 성공한 덕분이다.

다만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영업여건·투자환경 악화 등으로 보험회사 장기 수익성, 재무건전성의 동반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 전환과 헬스케어 확대 등 새로운 숙제도 안겼다.

보험업계는 코로나19로 영업활동에 큰 제동이 걸렸다. 영업이 대부분 대면으로 이뤄지는데 코로나19로 사람간 접촉을 꺼리는 문화가 확산하다보니 업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변화가 더뎠던 보험산업에도 최근 디지털 서비스 등을 적극 도입하면서 '인슈어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아직 초기지만 보험회사의 잇따른 헬스케어 시장 진입도 주목할 만했다. 세계 보험 트렌드가 단순 보장에서 예방으로 전환하면서 보험회사들이 웨어러블·스마트기기로 건강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해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신한생명은 사내에 '헬스케어 R&D오피스'를 열고 임직원 대상으로 헬스케어 관련 신기술 체험 공간을 선보이며 헬스케어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험회사들의 노력으로 국내 헬스케어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8년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계약건수는 6만8516건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48만건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3년간 84만건의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계약이 성사돼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AIA생명과 신한생명까지 구독경제 모델의 헬스케어 상품을 선보였다. 다른 보험사도 헬스케어 시장 진출 검토에 나서면서 향후 이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생명 직원이 헬스케어 R&D오피스에서 헬스케어 신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신한생명)
<신한생명 직원이 헬스케어 R&D오피스에서 헬스케어 신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신한생명)>
[2020 결산] 올해 국가채무비율 44% 넘어...마이데이터 '무한경쟁' 돌입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