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AI+데이터, 가전이 소비자 이해하는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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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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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산업 화두로 부상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전자뿐만 아니라 금융, 유통 등 비IT 산업까지 필수가 됐다.

전자산업은 가장 먼저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산업 중 하나다. 전자산업 특성이 첨단 산업인데다, 생산되는 제품이 디지털 기반의 첨단 제품인 것도 이유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전자 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임을 인지하고 사물인터넷(IoT)과 AI 등에 활발히 투자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제품 생산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제품에도 선제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탑재했다.

그 결과 스마트 기기와 가전제품은 예전과 다른 제품이 됐다. AI와 빅데이터, IoT 등 디지털 기술이 어우러지며 단순히 소비자가 사용하는 가전이 아니라 소비자를 이해하는 가전으로 탈바꿈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디지털 기술을 자사 제품과 기술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가올 미래는 디지털 기반의 시대가 되고 이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 기반 제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에 2020년까지 자사 모든 제품을 IoT로 연결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당시 윤부근 사장이 'CES 2015' 기조연설을 통해 생활 속 모든 제품을 연결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IoT 기술 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그리고 IoT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당시 선언대로 모든 기기를 IoT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신속한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활발히 진행했다. 삼성전자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서울과 미국 실리콘밸리, 독일 베를린,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에 사무소를 두고 AI, IoT,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등 분야 기업에 적극 투자했다. 기술이 뛰어난 기업은 과감히 인수하고 삼성의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에 투자회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하고, AI, 소프트웨어, 양자컴퓨팅,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양한 제품에 AI 기술을 적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AI 적용 세탁기를 예로 들어보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AI 기술을 적용한 세탁기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세탁물 무게를 스스로 측정하고 오염 정도를 판단해 세제 투입량과 세탁 코스를 추천해준다. 옷감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에는 보다 자세한 제안이 가능하다.

AI 기술을 적용한 LG 트롬 세탁기 씽큐
<AI 기술을 적용한 LG 트롬 세탁기 씽큐>

세탁을 하면서도 세탁 수 오염도를 체크해 세탁 시간과 헹굼 시간 및 횟수를 조정한다.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세탁코스를 몇 가지 저장해두고, 버튼 하나로 원하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연동해서 사용하는 기능도 유용하다. 세탁기가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사용자를 이해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세탁기가 된 것이다.

다른 제품에서도 AI 역할은 두드러진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8K TV도 AI 기술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주목받을 수 없었다. 현재 8K 콘텐츠는 거의 없다. 방송은 물론 영화도 8K로 제작한 콘텐츠는 찾기 어렵다. 8K TV가 있어도 볼 콘텐츠가 없는 셈이다. 이 문제를 AI가 해결했다. TV 제조사들은 표준화질, 풀HD, 4K 등 어떤 화질로 제작된 콘텐츠도 8K로 업그레이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프로세서에 담아 8K TV에 탑재했다. AI 프로세서는 머신러닝을 통해 끊임없이 영상을 분석함으로써 8K 업스케일링 기술을 진화시켰다. 다양한 콘텐츠를 8K로 볼 수 있게 되면서 8K TV가 새로운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삼성 QLED TV 퀀텀프로세서
<삼성 QLED TV 퀀텀프로세서>

이 같은 AI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어 앞으로 보여줄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 AI 발전 단계는 지난해 CES에서 LG전자가 발표한 것이 좋은 방향을 보여준다. LG전자는 AI 발전 단계로 1단계 효율화(Efficiency), 2단계 개인화(Personalization), 3단계 추론(Reasoning), 4단계 탐구(Exploration)를 제시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1단계 효율화는 AI가 미리 정의된 명령이나 조건을 기반으로 시스템과 제품을 동작시켜 사용자의 편의를 높여주는 단계다.

2단계 개인화는 사용자와의 누적된 상호작용을 통해 패턴학습을 한다. AI 냉장고가 사용자가 과거에 어떤 음식을 즐겼는지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레시피를 추천하는 것 등이다.

3단계 추론은 인과학습을 통해 각종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며 발견되는 특정 패턴과 행동의 원인 등을 파악한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니즈를 예측해 동작한다. 특히 개별 제품을 넘어 각기 다른 제품과 서비스에서 수집된 정보들을 통합해 종합적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단계다.

4단계 탐구는 실험학습을 통해 사용자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드는 단계다. 실험학습이란 AI가 스스로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가설을 세워 검증하며 더 나은 솔루션을 발견해내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취침할 때 주변 온도가 17도 정도면 편안하게 수면을 취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AI가 사용자에게 “천장 냉각팬을 돌리면 시원한 공기를 순환시킬 수 있고 수면에 적합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무실 때 냉각팬을 돌리는 게 어떨까요”라고 먼저 제안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가전과 TV 등에서 고유의 기능과 성능은 기본이고, IoT와 AI 등을 통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면서 “AI와 데이터 처리 능력이 핵심 경쟁력인 시대”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