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펀치]<195·끝>지능정보사회로 가는 세 가지 열쇠 (3)존중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95·끝>지능정보사회로 가는 세 가지 열쇠 (3)존중

“어린 것이 뭘 안다고 나서니?” 성장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들어 온 말이다. 당연히 나이가 어리다는 사실이 무시 받아도 되는 이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른이 돼 생각을 바꾸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지만 아직도 조건 없이 인격체로 인정받기보다는 지위와 자격으로 사람이 판단되는 경우가 다분하다. 그러나 지능정보화와 민주화 물결을 타고 인격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정립되고 있어 반갑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존중에 관한 사회의 합의가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95·끝>지능정보사회로 가는 세 가지 열쇠 (3)존중

'존중'은 내가 주체가 돼 타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재산 정도, 권력 유무, 지위 고하에 따라 존중의 정도가 결정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공부를 잘하거나 사업에 성공해서 존경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존중 받을 필수 요건은 아니다. 누구나 인간으로 존재함으로써 존중 받을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사회 현상이다.

존중의 첫 번째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존중하지 못하면 세상 그 어느 것도 존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인간 개인에게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부여한 것처럼 지위나 소유와 무관하게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의식을 정립해야 한다. 자존감은 단순한 자기만족의 원천을 넘어 목표를 달성하려는 욕망의 근원이 된다. 특히 코로나19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이 경제 상황의 어려움과 단절의 환경에서도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95·끝>지능정보사회로 가는 세 가지 열쇠 (3)존중

불행하게도 코로나19를 제외하고 우리나라를 지배한 세 단어는 미투·갑질·적폐다. 새로운 세상을 열자는 사회의 노력은 이러한 세 가지 악의 행위자들을 범죄 틀에 가두고 언론의 단죄와 법의 처벌로 일부는 생을 마감하고 일부는 어두운 그늘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에 놓인 걸림돌 제거 방편으로 인정하지만 처벌이 능사가 아님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단순한 처벌은 갈등의 원인이 되고 관계의 벽을 두껍게 하기 때문이다. 또 처벌은 미봉책일 뿐 근본 치료법은 아니다. 언젠가 다시 고개를 들고 사회를 병들게 할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미 남녀, 직장 상사와 직원, 생각의 차이가 새로운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기본 윤리가 문제 해결의 열쇠다. 인간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인격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별 차이, 지위 고하, 생각 차이를 막론하고 무조건 존중하려는 적은 노력이 필요하다. 존중의 방법과 정도의 차이는 자신을 존중하는 만큼이면 충분하다는 기본을 지킴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95·끝>지능정보사회로 가는 세 가지 열쇠 (3)존중

이해, 배려, 존중은 사회 갈등의 끈을 끊고 함께 행복한 나라를 구축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특히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은 코로나19와 몰지각한 일부 정치인들이 뿌려 놓은 상처, 악화한 경제 상황 속에서 견디고 있는 소상공인의 고통, 내일을 걱정하는 보통 사람 모두가 조금씩 더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를 꿈꾸기를 기대한다. 언뜻 눈앞의 손해로 비치더라도 미래의 번영으로 가는 길이다. 논리로 설명할 수도 없고 과학으로 증명할 수도 없지만 우리 행복을 위해 꼭 잡아야 할 세 가지 열쇠가 이해, 배려, 존중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