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배터리'…현대차 'E-GMP' 3차 입찰 하이니켈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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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이오닉7' 배터리 공급사 선정
니켈90% 이상 탑재 땐 주행 성능 향상
배터리 3사, 中과 기술 경쟁서 우위
10조 안팎 규모…새 협력 모델 기대

현대차의 아이오닉 라인업 이미지. 아이오닉6(왼쪽부터), 아이오닉7, 아이오닉5.
현대차의 아이오닉 라인업 이미지. 아이오닉6(왼쪽부터), 아이오닉7, 아이오닉5.

새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역대급 입찰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의 순수 전기차 통합 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7' 배터리 공급사 선정 입찰이다. 약 10조원에 이르는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K-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니켈 함량 90%의 하이니켈 배터리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입찰에는 중국 배터리 업체도 가세했지만 하이니켈 기술 경쟁에서 국내 3사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 간 협력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새해 아이오닉7에 탑재될 배터리 공급사를 선정한다. 아이오닉7은 현대차의 전기차 통합 플랫폼 E-GMP에 기반을 둔 세 번째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이번 입찰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참여했다. 또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과 AESC도 참여, 5개 업체 이상이 각축을 벌인다.

정확한 입찰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입찰 규모는 1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새해부터 아이오닉 전기차 시리즈를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어서 많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업계는 이번 입찰 경쟁이 종전에 비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E-GMP 1, 2차 생산 물량을 따낸 SK이노베이션(아이오닉5)과 LG에너지솔루션(아이오닉6)은 추가 물량을 따내는 데 주력한다. 삼성SDI는 아이오닉 물량을 차지하기 위해 입찰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K-배터리 3사는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로 승부수를 걸었다. SK이노베이션은 NCM구반반(니켈 90%, 코발트 5%, 망간 5%) 배터리로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물량인 아이오닉5에는 SK이노베이션의 NCM811 배터리가 적용됐다. 이 회사는 NCM구반반 배터리를 아이오닉7에도 탑재하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맞서 니켈 90% 함량의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NCMA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90%에 이르고, 코발트는 5% 이하로 줄였다.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저렴한 알루미늄 소재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삼성SDI는 니켈 최고 함량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로 참여한다. 구체적인 니켈 함량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니켈 91% NCA 배터리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NCA 배터리는 정보기술(IT) 기기에 주로 적용됐지만 배터리 안전성이 담보된 만큼 현대차 채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업체인 CATL과 AESC는 NCM811 배터리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주력 제품으로, 우리나라 하이니켈 배터리 기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현대차의 국산 하이니켈 배터리 탑재 여부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오닉 시리즈 최상위 모델이라는 점에서 하이니켈 배터리 탑재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니켈 90% 이상의 배터리를 탑재하면 주행 성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면서 “특히 현대차와 국산 배터리 3사의 새로운 협력 모델이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