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정희 쇼트코리아 지사장 "유리의 새로운 응용 분야 지속 발굴할 것"

이정희 쇼트코리아 지사장
이정희 쇼트코리아 지사장

“유리의 새로운 응용 분야를 지속 발굴하고 싶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에 관심이 높습니다.”

이정희 쇼트코리아 대표의 새해 포부는 다부졌다. 2015년 8월 독일 첨단 유리 제조업체 쇼트의 한국법인 대표를 맡은 뒤 5년 넘게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소극적이던 기존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부가가치 창출 방안을 먼저 고객사에 제안하며 쇼트 제품 응용처를 확대하는 결과를 끌어낸 것이다. 전기쿡탑과 폴더블 스마트폰용 유리가 대표적이다.

가스레인지를 대체하고 있는 쿡탑 상판유리는 5년 전만 해도 국내 중견 가전 제조사 위주로 공급됐다. 지금은 국내 주요 대기업이 생산하는 쿡탑에 95% 이상 쇼트 제품이 탑재되고 있다. 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가가치를 제시한 결과다.

또 최근 스마트폰 시장 화두로 떠오른 폴더블 스마트폰용 유리도 쇼트가 세계 최초 상용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 유리 분야 절대 강자이던 경쟁사보다 앞서 실제 제품을 공급하고 투명 폴리이미드(PI) 등 다른 소재 진영과 경쟁에서도 유리가 폴더블 시대 가장 적합한 소재임을 입증해냈다.

이정희 대표는 “한국법인뿐만 아니라 본사 연구진, 고객사 모두 혁신을 추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쇼트는 코로나19 백신 등으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제약병 유리 및 소재도 국내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확보했다.

제약,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산업 현장 곳곳에서 쇼트 제품이 활용되면서 자연스럽게 실적도 늘었다. 쇼트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9월 말 결산)에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을 달성했다. 또 이정희 대표 부임 후 5년간 연평균 15% 이상 상승폭을 그렸다.

이 대표는 “그간 회사 제품의 부가가치를 끊임없이 찾아 혁신하고자 노력했고, 본사와 고객사 사이에서는 단순히 말을 전달하는 '메신저'가 아닌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자처했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여전히 신규 응용 분야를 찾는 데 목말라했다.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스템 반도체, 특히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 성장으로 반도체 패키징 및 후공정(OSAT) 업계가 주목받으면서 이에 대응하는 패키징용 글라스 웨이퍼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세대 자동차에서는 디스플레이가 한층 진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고객사가 만족할 만한 차세대 유리 제품을 발굴 중이다.

아울러 소형 이차전지 내 각종 금속을 이어붙일 때 쓰는 글라스 파우더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그가 국내에 도입하고자 하는 쇼트 유리 제품은 무궁무진해 보였다.

이 대표는 “쇼트 유리를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과제”라며 “이런 성장을 통해 쇼트코리아를 국내 중견회사 규모로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