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146>공간이 경쟁력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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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146>공간이 경쟁력을 만든다

글로벌 혁신 기업의 행보를 보면 이중적 모습을 자주 목격할 때가 있다. 대표 사례로 최첨단 방식을 동원해 원격근무,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하고 있음에도 이와 동시에 회사 직원들이 함께 모여 근무하는 사옥 건물에 대해서도 그 어느 회사들 못지 않게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일찍부터 재택근무를 활용해 왔던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2015년 신사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마크 저커버그는 신사옥이 완성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소개하는 등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신사옥을 건축할 때 자신의 직원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전혀 다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직원 간에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개방형 오피스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 사옥은 축구장 7개 정도 규모 사무실 공간이 어느 회사와는 달리 부서를 구분하는 칸막이 없는 거대한 원룸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벽이 없을 뿐이지 사무공간 곳곳에 회의실과 다용도, 여성전용공간 등을 구분하는 간이 벽이 있다. 이러한 간이 벽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해 설치할 수 있다. 즉 소통은 해야 하지만, 소통을 위해 모든 것을 개방했을 때 가져올 불편함과 업무효율 저하는 최대한 막고자 노력했다.

개방형 오피스로 인해 직원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는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 또한 배려했다. 페이스북 사무실을 보면 기계적인 직선형, 나열형 공간이 아니다. 사무공간을 유연하게 배치하고, 동적으로 배치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동선이 곡선형이 되도록 유도했다. 이로 인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로 인한 소음 등으로 피해를 보지 않아도 된다. 또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불필요하게 자신의 모니터가 보이는 프라이버시 침해도 최대한 낮췄다.

또 다양한 형태의 무빙월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벽을 설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와 함께 책상 역시 쉽게 이동 내지 변형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급속히 변화하는 기술 분야 회사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서 대규모 신규 팀을 구성하거나 신규 인원을 그때그때 충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때마다 사무실 공간을 크게 변경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유발되면 그 만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선 급변하는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이 처음 가변적인 사무공간에 주목한 것은 비용 절감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별도 사무공간 없이 카페나 필요시 임시 공간을 빌려서 창업하는 기업이 많은 실리콘밸리 역시 사무공간을 둬야 할 경우 관련 공간 구성에 무엇보다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리콘밸리 내 사무공간이 여타 지역의 사무공간 보다 구분되는 모습 중 하나가 식물이 많다는 점이다. 식물이 많은 사무실에서 근무했을 때 직원들의 창의 역량이 올라가고,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의 연구결과에 기반한 결과이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할 때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근무가 보다 보편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사무공간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많다. 사회 심리학자 론 프리드먼은 기업의 생산성과 창의력은 개인에게만 달린 것이 아니라 사무환경과 조직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바 있다. 많은 기업들이 사무공간에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