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수소충전소 구축 LPG충전소에서 답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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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수소충전소 구축 LPG충전소에서 답 찾아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오는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1200곳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는 2050년까지 수소충전소 수를 현재 액화석유가스(LPG)충전소 수준인 2000개까지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재 수소충전소 보급 실적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등 매우 저조하다. 수소충전소의 경제성은 차치하더라도 안전 문제 등으로 지역 주민들이 반대, 마땅한 부지조차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계획한 목표 달성은 물론 도심지역 내 수소충전소 구축은 불가능하다.

수소충전소 구축에 LPG충전소를 활용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2020년 현재 전국에 2000개가 넘는 LPG충전소가 운영되고 있고, LPG충전소는 고속도로는 물론 주요 간선도로와 도심지역에 위치해 이를 잘 활용하면 수소 충전인프라 구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LPG충전소는 가스에너지를 취급하기 때문에 안전 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충전사업소와 주변 시설물 또는 보호시설과의 안전거리도 확보하고 있으며, 안전 관련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등 대체로 주유소보다 훨씬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도 수소충전소 구축에 안전거리 확보, 지역주민의 반대 민원 등을 고려하면 기존 LPG충전소 활용이 가장 효율 높은 현실 방안으로 평가하고 있다. LPG충전소에 수소 충전시설을 병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이미 마련됐다.

LPG충전소에 수소충전소를 병설하면 수소충전소 운영을 위한 안전관리자나 충전원 등 전문 인력을 공유할 수 있어 운영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그동안 LPG충전소를 운영하며 쌓은 안전관리 노하우를 활용해 수소충전소 안전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최근 LPG자동차 운행 대수가 지속 감소하면서 LPG충전소의 수익성이 떨어지다 보니 도심 내 충전소들이 사업 지속 여부를 고민하며 휴·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도심의 LPG충전소가 폐업하고 일반 상업시설로 전환한 사례가 발생했고, 도심 내 LPG충전소 부지에 상가나 빌딩을 지어 업종을 전환하는 사례가 전국에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LPG충전소가 휴·폐업하고 없어지게 되면 도심 내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부지가 사라지는 데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LPG충전소 활용 방안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정 기간 도심 내 LPG충전소가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LPG충전소의 수익성을 향상시켜서 휴·폐업 없이 LPG충전소가 수소충전소로 점차 전환해 갈 수 있도록 정책·제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우선 LPG충전소의 휴·폐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LPG자동차 보급 등 일정 규모의 LPG 수요를 유지할 필요가 있고, 충전소 부대시설 확대 및 셀프 충전 허용 등 LPG충전소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LPG충전소가 수소충전소로 전환하기 위한 인·허가 등에서도 파격 조치가 필요하다.

LPG·수소 융·복합 충전소를 구축하더라도 경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운영비 지원은 물론 융·복합 충전소에 대해서는 용적률과 건폐율 상향 및 각종 세제 지원 등 추가 인센티브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2050년 탄소 중립 달성 여부는 수소경제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LPG충전소가 수소경제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확실한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소생태계를 구축하는 첫걸음인 LPG충전소에서 답을 찾길 바란다.

김상범 한국LPG산업협회 회장 deghee@degh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