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 뉴딜 인프라 구축 사업이 낳은 시장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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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
<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

언택트(비대면)라는 유행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삶과 일하는 방식도 어느덧 온라인이 일상화됐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통신 인프라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디지털 경제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전환의 모범 사례로 한국의 세계 1위 광대역인터넷 및 5세대(5G) 이동통신 정책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학교 무선 환경 구축, 5G 정부업무망, 5G 모바일 에지 컴퓨팅(5G-MEC) 구축, 광대역 공공와이파이 구축 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비대면 활동의 대표 사례는 온라인 학습이다. 향후 인터넷을 활용한 학습과 디지털 교육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모바일·디지털 기기를 간편하게 쓸 수 있는 학교 환경이 필수다. 디지털 뉴딜 '학교 무선환경 구축' 사업을 통해 총 3700여억원의 예산으로 초·중·고등학교 전 교실에 광대역 와이파이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학교무선망 사업은 '중소기업과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뉴딜 목적에 부합하도록 발주 단계부터 혁신 내용을 담았다. 입찰 제안요청서에 지역 중소기업 지분율 확대, 대·중소기업 간 협력, 다수 장비제조사 참여 의무화, 국내 제품 가점 부여 등 파격의 공공입찰 방식을 도입했다. 과거 학교의 네트워크 공사, 통신장비 시장은 통신 대기업과 외국 유력 기업의 텃밭이었다. 기술력을 갖춘 지역의 우수 중소기업도 사업 참여를 포기하고 하도급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대기업과 외국 통신장비는 타사와 호환되지 않는 배타성 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장비를 추가 도입하는 경우 동일한 제조사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국내 중소 제조사에는 심각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중소기업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공공입찰 방식을 채택하자 판도 변화가 나타났다. 대부분 시·도에서 중소기업이 주계약 당사자로 사업을 직접 수주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지역 통신공사업계에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7000명 이상 직간접 고용효과도 예상된다. 국내 제품에 가점을 부여하자 국내 장비 제조업계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기존 외국 생산 라인을 국내로 돌리는 이른바 리쇼링으로 화답했다. 또 기존의 특정 기업 의존형 와이파이 관리시스템 대신 개방형 시스템을 독자 개발·적용, 중소기업 와이파이 장비시장 진입장벽도 개선했다.

5G 기반의 정부업무망 사업도 통신업계의 커다란 관심 대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공부문 종사자의 재택근무, 원격지 업무가 필수가 된 시대가 됐다. 이를 위해 이동성, 보안성이 강화된 5G 업무망 구축이 필요하다. 내년 상반기 정보화전략계획을 거쳐 점차 전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5G플러스 전략의 핵심은 기존의 5G 전화보다는 5G 기반 기업간거래(B2B), 기업·정부간거래(B2G) 산업 창출이다. 5G가 MEC와 결합해 제공하는 선도 서비스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대표 서비스인 스마트교통, 스마트제조, 스마트의료, 스마트시티, 스마트방역 등은 초고속성·실시간성·보안성이 강화된 인프라 위에서 구현될 것이다.

'학교 무선환경 구축'에서 시도된 국내 중소기업 지원 방식은 본 사업 목적과 뉴딜사업 목적을 모두 충족한 사례다. 디지털 뉴딜의 핵심 목표인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사업 집행 과정에서 발상의 전환과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 5G 기반의 정부업무망, 5G-MEC 기반 인프라 확대, 공공와이파이 확산 등 디지털 뉴딜의 핵심 인프라 사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신기술 개발 등 관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 greenmun21@ni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