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출신이 만든 '누비아'...퀄컴이 인수한 까닭

애플 출신이 만든 '누비아'...퀄컴이 인수한 까닭

퀄컴이 반도체 스타트업 누비아(Nuvia)를 인수한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각) 퀄컴이 전 애플 핵심 엔지니어가 설립한 반도체 스타트업 누비아(Nuvia)를 14억 달러(약 1조5408억)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누비아는 애플에서 아이폰∙아이패드용 'A 시리즈' 칩을 설계했던 세 명의 핵심 엔지니어에 의해 2019년 설립됐다. 누비아는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퀄컴은 "누비아의 기술을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노트북, 차량 인포테인먼트 및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거래를 퀄컴이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재확립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했다. 퀄컴은 경쟁사인 애플과 수년간의 특허 라이선스 소송을 거친 바 있다.
 
이번 계약으로 퀄컴은 라이벌 엔비디아(Nvidia)를 견제하고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영국 ARM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그래픽 칩셋(GPU) 회사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ARM을 400억 달러(약 43조996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을 진행 중이다.
 
현재 퀄컴 칩 대부분은 ARM에서 직접 라이선스를 받은 코어를 사용한다. 누비아의 코어는 ARM의 기본 아키텍처를 사용하지만, 맞춤형 설계이다. 퀄컴이 누비아 인수로 앞으로 더 많은 맞춤형 코어 디자인을 사용하면 단기적으로 ARM에 대한 일부 라이선스 비용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설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퀄컴과 누비아는 최근 몇 년간 애플과 분쟁을 벌였다. 2017년 애플은 "(퀄컴이) 아무 관련이 없는 기술"에 대해 불공정한 로열티를 부과한다며 퀄컴을 고소했다. 2019년 애플은 제라드 윌리엄스 누비아 최고경영자(CEO)를 '계약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애플은 그가 애플에서 근무하는 동안 애플 직원을 누비아에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