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OTT, 영원한 1등은 없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데스크라인]OTT, 영원한 1등은 없다

주변에서 넷플릭스에 푹 빠졌다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넷플릭스 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 절반 이상이 넷플릭스를 시청했다는 통계를 실감한다. 넷플릭스가 회자되는 반면에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를 거론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가 OTT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교과서적 문구가 분명한 사실임을 재차 깨달았다.

흔히 넷플릭스를 골리앗, 웨이브·티빙·왓챠 등 토종 OTT를 다윗에 비유한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규모는 압도적이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와의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다. 속된 말로 상대가 안 된다.

또 토종 OTT가 단기간에 넷플릭스를 추격하기도 쉽지 않다.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투자는 희망 사항이다. 드라마든 영화든 콘텐츠 제작 이후 폭넓은 유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다시 제작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는 넷플릭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다.

비관적으로 말하면 현재 상태가 지속될 경우 토종 OTT가 넷플릭스를 영원히 극복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토종 OTT에 좋지 않은 소식도 있다. 월트디즈니그룹의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디즈니플러스의 파급력은 넷플릭스 못지않다. 그 이상일 지도 모른다. 월트디즈니그룹은 지상파방송사(ABC)와 케이블TV(ESPN·디즈니)뿐만 아니라 월트디즈니픽처스, 20세기폭스, 픽사 등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도 확보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 역량으로는 단연 세계 최고다. 토종 OTT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라는 또 다른 골리앗에 맞서야 하는 토종 OTT의 처지가 안쓰러울 정도다.

그럼에도 토종 OTT가 넋 놓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희망도 엿보인다. 토종 OTT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늘리고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처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한다. 효율적 투자가 해법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당장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는 게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도 공유하고 있다. 현재 OTT 시청자가 영화와 드라마를 선호한다고, 미래 세대도 그럴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화 시청 행태에 맞는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를 어떻게 공략할지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사실에도 절실하게 공감한다.

콘텐츠 다양화는 물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제작 등 구체적 대안에 대한 논의도 현재 한창 진행되고 있다. 토종 OTT가 처한 입장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토종 OTT 도약과 반등 의지는 차고 넘친다. 의심할 여지도 없다.

승부 세계에 영원한 1등은 없다. 앞으로도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가 1등을 지속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골리앗이 승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상식이다. 그러나 다윗은 덩치도 크고 힘도 강한 골리앗에게 승리했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 인류에 회자되는 이유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과 약자의 승리에 대한 공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애초 기대와 다른 결과에 대한 쾌감도 일조했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가 '온리 원'(only one)이 아니라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될 때까지 토종 OTT의 건투를 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데스크라인]OTT, 영원한 1등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