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벼락거지 되지 않으려면 기업 공부 해야

[기자수첩] 벼락거지 되지 않으려면 기업 공부 해야

대한민국은 현재 주식 열풍에 휩싸였다. 꿈의 지수로 불리던 코스피 3000에 안착한 뒤 너도나도 주식 얘기다.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소식도 이따금 들린다. 그러나 허탈감을 느끼는 지인의 소식을 더 자주 접한다. 아파트 매매가격,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할 뿐만 아니라 주가까지 치솟으면서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이들의 상실감이 쏟아진다.

'나 빼고 다 돈 벌었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가난해졌다는 박탈감을 느낀다. 이른바 '벼락거지'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월급을 모으고 재테크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거지로 전락했다는 표현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도 급증했다. 가계 빚은 1년 사이 100조원 넘게 치솟았다. 빚투를 대표하는 증권사 신용융자 잔액은 사상 최고 수준인 20조원을 돌파했다. 주변에서 다 돈을 벌고 있다는 조바심에 빚으로 끌어모은 돈이 테마주, 단기 급등주에 몰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충동성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빚투가 위험한 이유는 증시 조정 시 개인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반대매매 등으로 조정 폭을 더 키우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벼락거지를 면하려다 진짜 거지가 될 수도 있다.

과열된 주식시장이 조만간 폭락할 것이니 예·적금에 충실하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제로금리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게 좋다. 다만 자신의 여윳돈과 투자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 가치에 따라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최소한 투자하려는 기업의 매출, 영업이익, 현금유보율 등은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저평가된 건실한 기업을 찾아내야 한다. 또 분산·장기 투자를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주변 추천만으로 사는 주식은 도박과 다를 바 없다.

이번 주식 폭등장으로 기업 공부가 필요하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일 아닐까. 기회는 언제든 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