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학계 "월성원전 삼중수소 위험 수준 아냐...주민 피폭량 바나나 6개 섭취 수준"

월성원자력본부 전경. [사진= 전자신문 DB]
월성원자력본부 전경. [사진= 전자신문 DB]

최근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발견된 가운데 원자력 학계는 인체에 해를 끼치는 않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18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를 주제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민간환경감시기구가 두 차례 월성원전 주변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 농도를 분석했을 때 1차 조사에서는 평균 5.5㏃/ℓ, 피폭량은 약 0.6μSv(마이크로시버트)였고, 2차 조사에선 3.1㏃/ℓ, 피폭량은 0.34μSv였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바나나 6개를 먹을 경우 0.6μSv 피폭이 발생한다.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1차 조사 결과는 바나나 6개, 2차 조사 결과는 바나나 3.4개 섭취에 해당하는 피폭량이다.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12.3년이지만 사람이 삼중수소를 섭취할 경우에는 10일 주기로 체내 방사선량이 줄어든다는게 정 교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준”이라며 “이를 잘 설명해 불필요한 공포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성원전에서 71만3000 베크렐/리터(㏃/ℓ)의 삼중수소가 발견됐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3호기 터빈건물 하부 배수로의 집수정에서 검출된 삼중수소 농도는 최대 71만3000 ㏃/ℓ였으나 이를 희석 방류할 때 최종 배출 농도는 약 13Bq/ℓ”이라며 “삼중수소 배출 농도 기준인 4만㏃/ℓ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출된 71만3000 ㏃/ℓ 농도의 삼중수소는 공기 중에 있던 수분 속 삼중수소가 고인 물속으로 전이돼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실험을 통해서도 재현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삼중수소에 대한 잘못되 정보로 공포감을 조성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희령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삼중수소는 대기의 질소와 우주방사선(중성자)으로부터 매년 150∼200g 정도 생성된다”면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3.5㎏이고, 자연의 물에는 1∼4Bq/ℓ가, 우유에는 2.1Bq/ℓ가 있다”고 말했다.

강건욱 서울대 의대 핵의학실 교수는 “쌀, 버섯, 육류, 생선 등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음식에 삼중수소가 들어있다”면서 “체내에 들어오면 주로 소변으로 배설된다”고 설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