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늦고 시동 꺼지고…전기버스 '겨울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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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운수업체 8곳 '긴급장애 보고서'
차량 스펙보다 전비 저하·난방기능 저조
겨울철 특수 상황·제품 완성도 미숙 탓
보급 확대 '걸림돌'…철저한 관리 필요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

서울시에 보급된 전기버스 대부분이 겨울철 운행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공식 스펙과 달리 충전 속도가 느리고, 난방 기능도 저조했다. 전비(전기차 연비)도 떨어진다. 심지어 일부 차량에서는 운행 도중 시동 꺼짐 현상까지 발생했다.

서울 경인로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
<서울 경인로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

서울시 전기버스 보급 사업에 참여한 22개(359대) 운수업체 가운데 8곳(약 100대)이 최근 서울시에 제출한 '긴급장애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제작사 차량에서 적지 않은 장애 요인이 접수됐다.

지금까지 서울시에 전기버스를 공급한 국산 업체는 현대차·우진산전·에디슨모터스, 중국산은 비야디(BYD)·하이거·황해 등 모두 6개 제작사다. 이번에 본지가 파악한 것은 전체 서울시 차량의 30% 수준이지만 대부분 운수업체에서 공통된 장애 요인이 보고됐다.

현대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충전 장애, 실내 난방 기능 저조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우진산전은 문 고장, 충전·배터리 시스템 장애 등이 보고됐다. 극히 일부지만 국산 차량 가운데 운행 도중에 시동이 꺼지는 현상도 보고됐다.

반면에 중국산 전기버스에서는 시동 꺼짐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BYD는 환경부 인증 당시 전비(전기차 연비)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특히 BYD 전기버스는 다른 차량에 비해 배터리를 100㎾h 이상 장착, 무거운 중량 탓에 도로까지 파손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번에 파악한 차량 가운데 중국 하이거는 서울시 보급 업체 중 유일하게 특별한 장애 보고가 없었다.

이들 전기버스 장애 발생은 겨울철 특수 상황과 아직 미숙한 제품 완성도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차량 정상 운행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이지만 이용자와 운수업체 입장에서는 불편이 적지 않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전기버스 보급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차량 완성도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19일 “이번 조사는 매번 실시하는 것으로, 최근 한파 등 겨울철이어서 장애 요인이 좀 더 발생했다”면서 “제작사별 장애 요인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며, 신속하게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7년부터 서울시에 보급된 전기버스는 모두 359대다. 국산차는 현대차 134대, 에디슨모터스 103대, 우진산전 65대 등이다. 중국산은 하이거 42대, BYD 13대, 황해 2대가 보급됐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